SSG '악몽의 32분'... 비처럼 쏟아진 볼넷, 1위 팀 마운드 맞나요

스타뉴스 인천=양정웅 기자 2022.06.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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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6회초 전광판에 SSG 마운드가 허용한 9볼넷이 기록돼 있다. /사진=OSEN21일 오후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6회초 전광판에 SSG 마운드가 허용한 9볼넷이 기록돼 있다. /사진=OSEN


개막 후 82일 동안 KBO 리그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SSG 랜더스. 그러나 21일 한 경기만 놓고 본다면 좀처럼 그런 모습을 볼 수 없었다.

SSG는 21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경기에서 2-16으로 참패했다. 이날 경기를 이긴 2위 키움과 승차는 2.5경기로 좁혀졌다.



이날 SSG는 선발투수로 이건욱을 발표했다. 외국인 투수 이반 노바의 2군행으로 인해 대체선발이 필요했고,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던 이건욱이 그 대상으로 결정된 것이다.

경기 전 김원형 SSG 감독은 "고질적 제구 문제가 좋아졌다. 2군 쪽 코칭스태프 이야기를 받아들이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건욱에 대한 평가를 내렸다.



21일 오후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9회초 SSG 김원형 감독(오른쪽)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OSEN21일 오후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9회초 SSG 김원형 감독(오른쪽)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OSEN
그러나 이건욱은 경기 초반부터 김 감독이 과거형으로 이야기했던 제구 불안을 그대로 노출했다. 1회 초 선두타자 안권수에게 볼넷을 내준 그는 다음 타자 호세 페르난데스를 병살타로 처리했다. 또다시 3번 양석환에게도 4구를 기록한 그는 김재환을 삼진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결국 이건욱은 볼넷이 화근이 되어 호되게 당했다. 3회 초 1사 2루에서 그는 전 타석 병살타를 기록한 페르난데스와 만났다. 그러나 페르난데스는 볼넷으로 출루했고, 이렇게 내보낸 주자는 4번 김재환의 우중월 3점 홈런 때 홈을 밟게 됐다. 이건욱은 결국 3회를 마지막으로 마운드에서 내려가야 했다.

이렇듯 초반부터 흔들리던 SSG 마운드였지만 여기까지는 예고편에 불과했다. 6회 초, SSG는 세 번째 투수로 우완 김주온을 투입했다. 그러나 그는 올라오자마자 강승호와 박세혁에게 연속 볼넷을 기록했다. 이어 7번 김재호에게도 머리 쪽으로 향하는 실투를 던지는 등 계속 흔들리면서 또 4구를 내줬다.


SSG는 부랴부랴 투수를 좌완 한두솔로 교체했다. 그러나 그는 박계범에게 희생플라이를 맞은 후 9번 양찬열부터 2번 페르난데스까지 3타자 연속 안타를 내주며 김주온의 주자를 모두 불러들였다. 여기까지 이미 점수 차는 7점 차가 됐다.

21일 오후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6회초 1사 만루에서 두산 강승호에게 중전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한 SSG 한두솔(맨 앞)이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OSEN21일 오후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6회초 1사 만루에서 두산 강승호에게 중전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한 SSG 한두솔(맨 앞)이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OSEN
그러나 여기서 이닝을 끊지 못한 한두솔은 양석환과 김재환에게 연달아 볼넷을 허용, 밀어내기로 한 점을 더 헌납했다. SSG 벤치는 한두솔에게 믿음을 줬지만 그는 강승호의 중전안타와 박세혁의 행운의 내야안타로 4실점을 추가했다. SSG는 내야땅볼과 폭투로 2점을 더 허용하고서야 이닝을 마칠 수 있었다. 여기까지 걸린 시간은 32분, 그야말로 악몽의 시간이었다.

SSG는 6회 초 한 이닝에만 무려 5피안타 6볼넷을 기록하며 9점을 두산 타선에 내주고 말았다. 이때 완전히 넘어간 흐름은 다시 SSG 쪽으로 돌아오지 않았고, 오히려 7회와 9회 각각 1점씩을 더 허용하며 '확인사살'을 당하고 말았다.

이날 SSG 마운드는 총 11개의 볼넷을 기록했다. 필승조라고 할 수 있는 고효준과 서진용까지 올렸음에도 이런 결과가 나왔다. 경기장에 비는 오지 않았지만 기록지에는 'B'(볼넷의 표기법)가 비처럼 쏟아졌다.

공교롭게도 이날 경기 전까지 팀 253볼넷을 기록하며 한화에 이어 2위에 위치했던 상대 팀 두산은 단 하나의 볼넷도 내주지 않았다. 올 시즌 첫 무4사구 경기를 펼친 두산 선발 이영하는 "승리보다는 7이닝 소화와 무4사구가 더 의미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21일 오후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SSG 선수단이 경기 후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OSEN21일 오후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SSG 선수단이 경기 후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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