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부터 지속되고 있는 주식시장 바이오 밸류에이션 하향 조정은 과제다. 최근 증시 불확실성도 부담스럽다. 공모시장의 바이오 저평가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에이프릴바이오는 주로 자가면역질환, 염증질환, 암에 대한 치료제를 개발한다. 약물의 반감기(약물의 농도가 정점에서 절반까지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를 늘리는 플랫폼 기술 'SAFA'(Anti-Serum Albumin Fab)와 표적 항원에 맞는 항체를 발굴하는 '항체라이브러리'(HuDVFab, Human naive Fab antibody library) 기술을 보유했다. 신약 후보물질 발굴에 강점이 있단 평가다.
에이프릴바이오는 APB-A1 외에 염증질환 치료제 'APB-R3',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APB-R4', 고형암 치료제 'APB-BS2'와 'APB-R5' 등 파이프라인을 보유했다. APB-A1을 제외하면 아직 임상 시험에 진입한 파이프라인은 없다.
에이프릴바이오는 기술특례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에서 두 개 기관으로부터 각각 'A', 'BBB' 등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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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프릴바이오의 희망공모가밴드는 2만~2만3000원이다. 밴드 기준 공모 규모는 324억~373억원이다. 밴드 기준 기업가치(미행사 주식매수선택권 등 포함)는 2307억~2653억원이다.
에이프릴바이오는 지난해 8월 장외에서 25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당시 기준으로 삼은 기업가치는 약 2000억원(신규발행 주식 포함 기준, 포함하지 않을 경우 1750억원)이다. 밴드 상단 기준 기업가치는 지난해 8월보다 30% 이상 높다.
시계를 되감아 2020년 8~12월 실시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RCPS) 때 기준으로 삼은 기업가치(신규발행 주식 포함)는 약 630억원이다. 2년이 지나지 않아 IPO를 하면서 기업가치를 4배 이상 높인 셈이다. 룬드벡에 대한 기술이전 경험과 플랫폼 경쟁력을 앞세워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최근 시장 환경이다. 지난해 초부터 국내 증시에서 바이오 업종의 주가는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실제 국내 증시 상장 바이오의 현재 주가는 대체로 지난해보다 대폭 낮은 수준이다. 공모시장의 에이프릴바이오가 아니라도 지난해보다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주식시장에서 얼마든지 좋은 바이오 종목을 고를 수 있단 의미다.
공모시장의 바이오 저평가 기조 역시 지속되고 있다. 앞서 공모 재도전에 나선 보로노이는 시리즈B 때보다 낮은 밸류에이션으로 가까스로 수요예측을 통과했다. 더구나 최근 글로벌 증시 환경은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이다. 당장 수익을 내지 못하는 신약 개발 바이오에 대한 투자 수요가 높은 시기는 아니다. 에이프릴바이오는 2022~2023년 적자를 낼 것으로 추정했다. 2024년 흑자전환이 목표다.
에이프릴바이오는 앞서 한국거래소의 상장 심사도 가까스로 넘었다. 코스닥 상장위원회에서 미승인 판정을 받은 뒤 시장위원회에서 극적으로 심사를 통과했다. 상장위원회 미승인 이후 시장위원회 승인으로 상장 심사를 통과한 첫 사례다.
에이프릴바이오는 IPO(기업공개)를 통해 신약 개발 투자 속도를 높여 글로벌 바이오 기술 기업으로 성장하겠단 목표다.
에이프릴바이오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높은 시장 환경 등을 고려해 처음 IPO를 준비했을 때보다 밸류에이션을 수차례 하향조정했다"며 "에이프릴바이오는 항체라이브러리와 SAFA 플랫폼을 통해 신약 후보물질 파이프라인을 무한대로 확장할 수 있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유했단 점을 시장에 알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