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이 물가 올렸나…한은 "재정지원 중심으로 유동성 늘어"

머니투데이 세종=안재용 기자, 김주현 기자 2022.06.21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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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열린 물가안정 목표 운영 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설명회에서 이 총재는 "현재와 같이 물가 오름세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국면에서는 물가 상승 추세가 바뀔 때까지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공동취재) 2022.6.21/뉴스1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열린 물가안정 목표 운영 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설명회에서 이 총재는 "현재와 같이 물가 오름세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국면에서는 물가 상승 추세가 바뀔 때까지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공동취재) 2022.6.21/뉴스1


재난지원금 등 정부의 이전지출 증가가 수요 측면에서 최근 물가상승에 상당한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최근 유동성이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과 유사하게 늘어났는데 정부의 이전지출 확대가 상당부분을 차지했다. 유동성 증가는 중장기적으로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가계소득 내 이전소득 비중은 지난 2020년 10월~2021년 10월 기간 동안 13.9%를 기록했다. 과거 물가 급등기였던 2008년(8.6%), 2011년(8.9%)과 비교하면 5%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유동성은 쉽게 말해 시중에 풀린 돈을 뜻한다. 측정 기준에 따라 M1(협의통화), M2(광의통화), Lf(금융기관유동성) 등으로 나뉜다. 금융시장이 발달한 최근에는 M2와 Lf를 통화량 측정지표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론적으로 총공급이 확대되지 않은 상황에서 유동성이 늘어나면 물가가 오르게 된다.

한은에 따르면 M2 규모는 코로나19(COVID-19) 팬데믹(대유행)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2020년 3월말 2경9868조3880억원에서 지난 4월말 3경6737조1530억원으로 약 23% 증가했다.



국회입법조사처 등에 따르면 재난지원금은 2020년부터 지난해말까지 △14조3000억원 △2차 6조8000억원 △3차 8조5000억원 △4차 8조9000억원 △5차 17조3000억원 △6차 3조2000억원 등이 지급됐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급등기에는 주택가격 상승으로 가계대출이 증가한 가운데 가계소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재난지원금 등 정부의 재정지원을 중심으로 유동성이 증가했다"며 "유동성은 최근 물가상승기 중 2008년 급등기와 유사하게 늘어나는 모습을 나타냈으나 정부의 이전지출 확대에 주로 기인했다"고 밝혔다.

반면 소비와 GDP(국내총생산)에 기여한 부분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KDI(한국개발연구원)는 지난 2020년 12월 재난지원금 중 26.2~36.1%가 소비에 쓰였다고 분석했다. 이전지출 중 30% 안팎의 규모가 소비확대에 쓰인 것이다. 사람들이 재난지원금을 먼저 사용하고 월급 등 현금은 저축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성장유발효과도 크지 않다. 한은은 지난 2020년 8월 '거시계량모형(BOK20) 구축결과' 보고서에서 이전지출의 재정승수가 0.2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재정승수란 정부가 사용하는 재정지출이 GDP 성장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나타내는 수치다. 승수가 0.2인 경우 재정지출이 100억원 늘어나면 GDP는 20억원 증가한다.

한은 관계자는 "2008년과 2011년, 최근 모두 대출이 늘어났다는 점은 공통적이나 이전지출이 유동성 증가에 영향을 준 것은 최근의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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