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외신 등에 따르면 테슬라 플래그십 SUV(다목적스포츠차량) 모델X의 가격은 기존보다 최대 6000달러 오른 12만990달러(약 1억5600만원)로 책정됐다.
중형 SUV 모델Y 롱레인지는 3000달러가 오른 6만5990달러(약 8500만원)로 인상됐다. 모델3 롱레인지는 2500달러가 올라 5만7790달러(약 7465만원)으로 인상됐다.
테슬라의 가격 인상이 비판받는 건 공급자 우위인 특수한 상황을 이용해 소비자 편익을 없애는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통상 완성차 업계가 차값을 올릴 땐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연식변경 등을 통해 상품성을 높였다는 명분을 만들지만, 테슬라는 차량은 똑같은데 원자재 시세에 따라 가격을 올려버리는 것.
테슬라는 지난해부터 원자잿값 인상을 이유로 차값을 수차례 올렸다. 테슬라를 포함한 완성차 업체들은 이미 원자재 가격이 오르기 이전부터 대량으로 물량을 확보해 어느정도 '가격인상' 압박을 견딜 수 있다. 그러나 테슬라만 유독 지난해부터 실시간으로 차값을 올렸다.
'테슬라식' 가격 인상 택한 GM…"일상화되면 소비자만 피해"

문제는 전기차 선도업체 테슬라가 별다른 제지없이 가격을 마음대로 올리니 타 제조사가 이를 벤치마킹한다는 점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를 대표하던 GM이 '테슬라식'으로 허머 EV의 가격을 올린 것이다.
GM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이후 계약한 허머의 가격이 인상된다고 발표했다. 그 이전 계약건은 기존 가격(7만8400~9만8400달러)이 그대로다. 허머 EV 역시 테슬라와 유사하게 수요가 탄탄하다. 사전계약 대수가 7만7500대에 달하는 등 계약이 밀려있어 수시 인상이 가능했다는 지적이다.
더 많은 제조사들이 테슬라식 가격인상 정책을 택하기 시작하면 소비자 편익은 그만큼 크게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정확히 같은 연식·모델의 차량을 타고 있어도 언제 구매했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져, 공산품인 전기차를 구매하는데 소비자가 직접 시가를 따지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는 것.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의 일방적 가격 인상을 막을 수는 없다. 경쟁할만한 완성차 업체가 없기 때문"이라면서도 "이런 가격 인상 방식이 일상화되면 결국 피해는 소비자가 보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