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분기 이익 2조원대, 기아도 1.7조…임단협 잘 넘기면 '씽씽'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2022.06.2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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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2분기 이익 2조원대, 기아도 1.7조…임단협 잘 넘기면 '씽씽'


반도체 수급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화물연대 총파업 등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현대차 (235,000원 ▲4,000 +1.73%)가 2분기2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분기 기준 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것은 8년 만이다. 기아 (110,400원 ▼1,800 -1.60%)는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2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32조5755억원, 영업이익 2조1399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42%, 영업이익은 13.46% 증가한 수치다. 분기 기준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은 것은 2014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기아는 2분기 매출액 20조1817억원, 영업이익 1조71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05%, 14.98%씩 늘었다.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지난 1분기보다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수급난+화물연대 파업에도 실적은 고공 행진
(평택=뉴스1) 김영운 기자 = 화물연대 총파업 8일째인 14일 오후 경기 평택시 평택항 인근 차량물류센터로 로드 운송에 나선 기아 수출용 신차들이 들어가고 있다. 2022.6.14/뉴스1  (평택=뉴스1) 김영운 기자 = 화물연대 총파업 8일째인 14일 오후 경기 평택시 평택항 인근 차량물류센터로 로드 운송에 나선 기아 수출용 신차들이 들어가고 있다. 2022.6.14/뉴스1


2분기에도 차량 반도체 수급난은 지속됐고, 이 와중에 화물연대 파업까지 벌어졌다. 화물연대 파업은 8일만에 종료됐지만, 이 기간 차량 생산량은 절반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다. 화물연대가 자동차 부품 등 운송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와 기아가 화물연대 파업으로 약 5000대 정도의 생산 차질을 겪었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높은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과 친환경차 중심의 판매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기아 모든 차종의 올 1~5월 판매량은 269만6697대로 작년동기 대비 5.9% 감소했으나 전체 차량 판매량 중 SUV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친환경차의 경우 39만3509대로 전년 동기 대비 42.6% 증가했다. 전기차는 76%나 급증했고 H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역시 각각 31%, 26% 늘었다.


여기에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도 양사의 실적을 끌어올리는데 한몫 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차 대기 기간은 1년 이상인 경우가 많아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며 "공급자 우위 시장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 시장에서도 좋은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5월 유럽 시장에서 전년 대비 9.7% 늘어난 4만7891대를 판매했다. 유럽 시장의 전체 차량 판매량은 감소했는데, 현대차의 차량은 오히려 더 많이 판매된 것이다. 미국 시장에서도 전기차를 중심으로 현대차·기아는 선전하고 있다. 지난 1분기 현대차·기아는 테슬라에 이어 전기차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노조 파업이 관건...역대 최대 실적 달성할 수 있을까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그룹사 노조원들이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현대기아자동차 본사 앞에서 ‘현대기아그룹사 차별적 가이드라인 분쇄! 격려금 동일지급 쟁취! 그룹사 공동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05.26.[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그룹사 노조원들이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현대기아자동차 본사 앞에서 ‘현대기아그룹사 차별적 가이드라인 분쇄! 격려금 동일지급 쟁취! 그룹사 공동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05.26.
이런 분위기가 계속 이어진다면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역대급 실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현대차의 매출은 128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7조70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특히 올해 2분기 물량 회복과 우호적 가격 환경에 따라 물량 증가 이상의 외형성장 및 수익 시현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아차에 대해서는 "올해 매출 81조4000억원, 영업이익 6조500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에 이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재차 달성할 전망"이라며 "비용 상승에도 불구하고 평균판매단가 상승에 따른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3분기부터 차량 반도체 수급난도 일정부분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미국의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모티브 뉴스에 따르면 지난주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글로벌 생산계획 감소분은 2만7700대로 2주 전 감소분인 20만대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수급난이 하반기에는 느리게나마 해소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수급난이 해소되면 차량 판매는 한동안 더 크게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현재 진행 중인 현대차·기아 노조와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이 변수다. 현재 현대차 노사는 11차 교섭을 진행 중이다. 그간 10차 교섭 동안 안건 1회독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갔다. 기아는 오는 22일 오후 2시 상견례를 시작한다. 두 노조는 정년 연장과 신규 인원 채용, 임금피크제 폐지 등을 요구하고 있어 협상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노조가 파업을 벌일 경우 생산 차질로 인해 증권가가 예상하는 실적 달성은 어려워진다. 현대차 노동조합이 화물연대 파업을 지지하는 성명을 낸 만큼 파업에 대한 우려가 그 어느때보다 큰 상황이다. 자동차 업체 관계자는 "물가 상승 등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파업이 벌어질 경우 두 회사가 입는 타격이 생각보다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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