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전기요금 인상 연기…秋 "한전 자구노력 우선 점검"

머니투데이 세종=김훈남 기자, 세종=유재희 기자, 세종=안재용 기자 2022.06.21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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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3분기 전기요금의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 결정을 연기한 20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에 소재한 한국전력 서울본부의 모습. 사진=뉴스1  정부가 3분기 전기요금의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 결정을 연기한 20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에 소재한 한국전력 서울본부의 모습. 사진=뉴스1


정부가 3분기 전기요금의 연료비 조정단가 결정을 연기했다. 앞서 한국전력공사는 정부에 연초부터 이어진 국제유가 강세와 그에 따른 발전단가 상승에 따른 연료비 조정단가를 kWh(키로와트시)당 3원 인상을 건의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전의 자구노력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왜 이 모양이 됐는지'라는 언급으로 한전 스스로의 자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20일 한전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산업부는 이날 한전에 "2022년 3분기 전기요금 연료비 조정단가 산정내역과 관련해 관계부처 협의 등이 진행 중"이라며 "추후 그 결과를 회신받은 후 3분기 연료비조정단가를 확정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이에 따라 21일로 예정됐던 연료비 조정단가 발표는 잠정 연기됐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3분기 전기요금 인상 여부 결정이 미뤄진 이유에 대해 "한전의 자구노력을 점검하는 시간이 더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한전이 요구한 전기요금 수준이 높다 낮다 이런 문제가 아니다"며 "공공요금 인상은 국민들이 정말 환영하지 않는 것이라 시장원리가 어떤게 있든지 이런 상황에서 요금을 올리게 되면 이유와 자구노력이 설명이 돼야 국민이 조금이라도 이해하시지 않을까 그런 측면에서 자구노력에 관해 추가로 이야기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전의 회사채 발행 한도가 한계에 달하는 등 재무상황이 악화된 데 대해선 "한전 수익이 있을 때는 없었느냐"며 "한전 스스로 왜 지난 5년간 이모양이 됐는지에 관한 자성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인상필요 수준이 너무 높아서 한전이 자구노력을 통해 흡수할 수 있는 부분과 제도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검토 중"이라며 "이번주 안에 연료비 조정단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국제유가 등 발전 연료 가격을 전기요금에 반영토록 한 '연료비 연동제'에 따라 결정하는 전기요금 구성단위다. 현행법상 분기별로 kWh 당 최대 3원, 1년에 5원까지 연료비 조정단가를 올릴 수 있고 물가당국은 조정단가 인상을 보류할 수 있다. 앞서 한전은 지난 16일 정부에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을 건의했고 전기요금 주무부처인 산업부와 물가관리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20일까지 한전에 답신할 예정이었다.


현재 한전과 산업부는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한 세계 경기 회복세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같은 지정학적 위기가 발생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선을 넘나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한전은 올해 1분기에만 연결기준 영업손실 7조7869억원을 기록했고, 연간으로는 30조원대 영업손실 전망까지 나왔다.

다만 기재부는 전기요금 인상이 물가인상을 자극할수 있다는 점에서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전기요금 인상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한전의 경영효율화 노력 등 강도높은 자구책이 선행돼야 한다는 게 기재부의 일관된 입장이다. 오는 10월부터 기준 연료비에 따른 전기요금이 kW당 4.9원 오를 예정인 점 역시 기재부가 전기요금 인상에 소극적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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