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故전두환씨 부인 90분 예방…코바나 前직원 안보여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박소연 기자 2022.06.16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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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故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 여사가 16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김건희 여사를 배웅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예방을 마치고 대문을 나서는 김건희 여사. (공동취재) 2022.6.16/뉴스1  (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故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 여사가 16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김건희 여사를 배웅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예방을 마치고 대문을 나서는 김건희 여사. (공동취재) 2022.6.16/뉴스1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전직 대통령의 부인과 여당 중진의원의 부인들을 만나는 등 외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사실상 영부인으로서 일정을 계속하는 만큼 공적 지원 시스템이 신속히 갖춰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여사는 16일 오후 2시 55분쯤 서울 연희동 고 전두환씨 부인 이순자 여사의 자택을 방문했다. 카니발 차량을 타고 도착한 김 여사는 흰색 블라우스 차림으로 차에서 내린 직후 곧바로 집안으로 들어갔다. 취재진이 '대통령 메시지가 있느냐', '대통령실과 일정을 상의했느냐' 등 질문을 던졌지만 답하지 않았다.



대통령실 부속실 직원이 김 여사와 함께 쇼핑백을 들고 집안으로 향했다. 봉하마을을 방문했을 때처럼 김 여사가 운영했던 코바나컨텐츠 전직 직원들은 이날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김 여사는 이 여사와 약 1시간30분 동안 비공개 환담을 가진 뒤 오후 4시 27분 집밖으로 나왔다. 역시 취재진이 '무슨 얘기를 나누셨느냐', '(김정숙 여사가 있는) 양산은 언제 방문할 예정이냐', '수행인원을 줄인 이유도 알려달라' 등을 질문했지만 일체 답하지 않고 떠났다.



(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김건희 여사가 16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고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을 찾아 부인 이순자 여사를 예방한 뒤 밖으로 나오고 있다. (공동취재) 2022.6.16/뉴스1  (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김건희 여사가 16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고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을 찾아 부인 이순자 여사를 예방한 뒤 밖으로 나오고 있다. (공동취재) 2022.6.16/뉴스1
김 여사는 지난 13일에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이때도 김 여사는 권 여사와 1시간30분가량 환담을 나눴다.

이어 14일에는 국민의힘 4선 이상 중진의원들의 부인 11명과 만났다. 김 여사는 이들을 대통령 집무실 옆인 용산 국방컨벤션으로 초청해 오찬을 가지면서 환담했다.

대통령실은 일련의 행보가 애초 비공개 행사로 기획된 것이란 입장이다. 김 여사가 '조용한 내조'를 표방해온 만큼 알리지 않고 비공식 일정으로 소화할 계획이었다는 설명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용산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연희동 방문 등은) 비공개로 조용히 다녀올 계획이었다. 알리지 않고 같이 가는 인원도 최소화해서 준비하고 있었다"며 "본의 아니게 (언론 보도 등으로) 알려지는 바람에 여러분께도 알려드리게 됐다. 당초 계획은 조용히 찾아뵙고 인사드릴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직 대통령 부인은 모두 찾아뵙고 인사드린다"며 "그냥 연로하신 전직 대통령 부인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오래 전에 기획이 됐던 거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인사드리러 간거라고 이해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김건희 여사가 16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고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을 찾아 부인 이순자 여사를 예방한 뒤 밖으로 나오고 있다. (공동취재) 2022.6.16/뉴스1  (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김건희 여사가 16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고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을 찾아 부인 이순자 여사를 예방한 뒤 밖으로 나오고 있다. (공동취재) 2022.6.16/뉴스1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취임 직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모들과 내각, 국민의힘 의원 전원을 이끌고 참석하는 등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데 김 여사가 민간인 학살에 제대로 된 사과조차 하지 않은 전씨의 부인을 만나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직 대통령들의 여사들을 만나는 건 어떻게 보면 새롭게 취임한 대통령 부부의 예의"라며 "국가적 품격을 지키는 예의라고 생각하시면 맞는 거 같다"고 했다.

한편 김 여사의 행보 하나하나에 관심이 쏠려 있는 상황에서 일정 비공개를 고수하며 대통령실의 공식 창구를 통하지 않는 것에 대한 논란도 계속된다. 봉하마을 방문 당시 김 여사의 오랜 지인 등이 참석한 일을 두고 논란이 빚어졌던 게 대표적이다. 김 여사의 일정을 담은 사진 등이 대통령실이 아닌 팬카페 등 사적 경로로 유출되는 일도 반복돼 왔다.



윤 대통령은 영부인을 보좌하는 제2부속실 폐지를 공약했고 이를 실천해 현재 대통령실에는 2부속실이 없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없앤다는 차원이었지만 불필요한 논란을 막기 위해 김 여사를 전담하는 조직이 어떤 식으로든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통령 부인으로서의 삶은 적어도 공적인 부분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며 "어떻게 공적으로 행동할지 기준은 있을 것이다. 제2부속실을 없앴더라도 어떻게 국민 눈높이에 맞출까를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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