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중에도 초코파이는 못참지'…러시아 입맛 사로잡았다

머니투데이 홍재영 기자 2022.06.16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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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사진=뉴시스


초코파이는 전쟁 중에도 잘 팔렸다. 전쟁으로 인한 곡물가 상승 등 원부자재 부담 속에서도 전 법인이 두자리 수 성장이라는 놀라운 실적을 냈다. 오리온의 영업력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5월 오리온의 합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2202억원, 영업이익은 90% 증가한 363억원이다. 특히 한국 법인이 18.6% 매출 성장세를 기록한 것에 더해 해외의 모든 법인이 두자리 수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한 점이 눈에 띈다.



중국 법인이 18.9%, 베트남 법인이 49.1% 성장세를 보였다. 러시아 법인은 103.4%의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우려했던 영업이익도 중국이 196.1%, 러시아가 150.0% 성장하는 등 모든 지역에서 큰 폭으로 성장했다.

이러한 실적 성장은 고스란히 주가에 반영됐다. 16일 코스피 시장에서 오리온 (90,300원 ▼900 -0.99%)은 전 거래일 대비 1000원(-0.99%)원 내린 10만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날 7.64% 상승했지만 일부 조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여러 국가 중 러시아에서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파이류 제품의 호조에 기인한 것으로 현지화 기준 초코파이 출고는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했다.

김혜미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출고량이 증가한 가운데 전년 동기 대비 28% 상승한 루블화 환율과 지난 4월 가격 인상 효과가 더해졌다"며 "내수 뿐 아니라 인근 국가로의 수출도 지속적으로 고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이와 더불어 6월 중으로 완공돼 시제품을 생산할 예정인 크립쪼바 신공장도 향후 영업실적 기여도의 상향에 한 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 공급망 악화와 인플레이션으로 원가, 운임비 등의 부담이 있음에도 견조한 실적을 내고 있는 데는 오리온의 영업력이 큰 역할을 했다. 경쟁사들이 가격을 인상할 때 인상을 최소화하고 판매량과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 결과다. 생산량 증가와 비용 효율화로 수익성을 개선했다.

그동안 고전했던 중국시장에서도 시장 점유율 확대 가능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그간 주요 도시 지역 봉쇄로 생산 및 출고에 어려움을 겪었고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내수 소비도 부진했다. 중국 소비 경기가 반등하면 실적은 빠르게 향상될 수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스낵에서 주요 경쟁사와 달리 가격을 인상하지 않고, 맛 다양화, 기존 제품의 10% 증량 등을 통해 시장 점유율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며 "그 결과 오리온의 스낵 매출은 5월 42%, 1~5월 누계 12%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일부 지역봉쇄 시행과 관련된 리스크는 축소됐다"며 "스낵을 중심으로 한 경소상(중개상)의 시장재고 확보에서 여타업체 대비 경쟁력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전쟁 중에도 초코파이는 못참지'…러시아 입맛 사로잡았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오리온의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재 밸류에이션은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 12배로 지나친 저평가 국면이라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오리온은 경쟁사 대비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고 신제품 판매를 확대하면서 시장점유율, 매출, 이익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며 "올해와 내년 예상 PER 레벨도 경쟁사에 비해 현저히 낮아 주가 상승 여력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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