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 (현지시간) 뉴멕시코로 떠나기 전에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나고 있다. (C) AFP=뉴스1
16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이달(1~15일) 들어 0.6% 올랐다. 지난 5월(11.4%), 4월(6.3%), 3월(9.2%)과 비교하면 상승세가 상당히 꺾였다.
외신 등에 따르면 백악관 대변인실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의 다음달 13~16일 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 방문 일정을 공식 확인했다. 백악관은 "에너지 문제가 주요한 이슈지만 유일한 이슈는 아니다"고 밝혔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인플레이션 문제로 인한 미국 경제 상황 악화가 이번 방문 일정에 주효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지금의 유가는 공급부족과 수요증가 영향도 있지만 심리적 불안 때문에 비정상적으로 급등한 측면이 있다"며 "바이든의 중동 방문 이야기가 나온 것만으로도 유가가 다소 하락했는데 다음달 중동에서 증산 협상이 잘 이뤄진다면 유가 추가 하락 가능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악관의 바이든 대통령 중동 방문 공식 브리핑 이후 WTI 선물가격은 지난 14~15일 각각 1.65%, 3.04%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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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으로 사우디의 증산이나 유가 하락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팽팽하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는 역대급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 굳이 생산을 늘리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보다는 러시아와 더 가까워 문제를 먼저 나서서 해결하려고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결국 유가가 내려가려면 급등세의 주요 원인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갈등이 먼저 풀려야 한다"고 말했다.
서방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석유 구매자를 찾는 데 어려움이 없다는 점도 변수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석유 생산량이 줄긴 했지만 고유가 덕에 지난 5월에만 200억달러(약 25조7500억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4월보다 17억달러가 늘어난 수치다. 러시아산 석유의 주요 구매자로 파악되는 인도, 중국, 터키 가운데 특히 인도는 지난 4~5월 러시아로부터 하루 평균 90~100만배럴를 수입한 것으로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미국에서도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5달러를 사상 처음 돌파하는 등 민생 고통이 가중되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엑손모빌 등 현지 석유업체를 겨냥해 증산을 요구했다. 다만 이들 업체가 최근 몇 년 새 탈탄소 흐름에 맞춰 시설을 폐쇄해온 점을 감안할 때 증산은 현실성이 낮다는 평가다.
파이낸셜타임스도 바이든 대통령의 요구에 대해 "시추 산업이 한창이던 시절은 지나갔다"며 "(시추를 하려고 해도) 건설장비 가격 급등, 숙련 노동력의 부족, 공급망 제약 등 탓에 단기간에 석유생산을 늘릴 수도 없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