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4승 전설' 아들의 마운드 데뷔, 그런데 최고 구속이 고작 79㎞?

스타뉴스 양정웅 기자 2022.06.16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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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디 클레멘스가 16일(한국시간) 화이트삭스전에서 8회 초 투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코디 클레멘스가 16일(한국시간) 화이트삭스전에서 8회 초 투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한때 메이저리그(MLB) 최고의 에이스로 이름을 날린 선수의 아들이 아버지처럼 빅리그 마운드에 올라 화제가 됐다.



디트로이트는 16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코메리카 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022 메이저리그 홈경기에서 0-13으로 완패했다.

선발 알렉스 파에도가 3이닝 9피안타(2홈런) 7실점으로 무너진 디트로이트는 시종일관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이미 6회까지 11점 차로 뒤지자 디트로이트는 7회 유격수 해롤드 카스트로를 투수로 포지션을 바꾸며 백기를 들었다.



그리고 8회 초 수비에서 뜻깊은 장면이 연출됐다. 바로 이날 9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했던 코디 클레멘스(26)가 마운드에 올라온 것이다. 크게 뒤진 상황에서 야수가 투구하는 건 이상할 게 없지만, 클레멘스의 아버지가 아버지인지라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의 아버지는 바로 로저 클레멘스(60)다. 비록 금지약물 복용으로 명예가 추락하기는 했으나 클레멘스는 메이저리그 24시즌 통산 354승과 4672탈삼진이라는 대단한 기록을 작성했다. MVP 1회, 사이영상 7회, 올스타 11회 등 실력과 인기를 겸비한 선수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04년 로저 클레멘스(왼쪽)의 휴스턴 입단식에 참석한 코디 클레멘스. /AFPBBNews=뉴스12004년 로저 클레멘스(왼쪽)의 휴스턴 입단식에 참석한 코디 클레멘스. /AFPBBNews=뉴스1
현역 시절 시속 98마일(약 157.7km)의 패스트볼을 뿌려대며 '로켓맨'이라는 별명을 가진 클레멘스의 아들이기에 그의 투구에 기대가 모였다. 그러나 역시 야수이기 때문인지 코디는 시속 40마일대 초반의 공을 계속 던졌다. 등판하자마자 연속 안타로 한 점을 내준 그는 2사 만루 위기까지 몰렸다. 그러나 AJ 폴락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힘겹게 이닝을 마쳤다.


이날 코디는 1이닝 3피안타 1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45.7마일(약 73.5km), 최고 구속도 고작 49.7마일(약 79.9km)에 불과했다. MLB.com의 앤드류 사이먼은 "코디는 아버지 최고 구속보다 50마일(약 80.5km) 낮은 공을 계속 던져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기 후 적장 토니 라루사 화이트삭스 감독은 "로저 클레멘스는 내가 본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하나였다"며 "그의 아들(코디)도 참 열심히 플레이하지만, 팀이 3이닝 동안 그런 일(야수의 마운드 등판)을 해야 하는 건 보기 싫다"고 평가했다.

한편 로저 클레멘스의 넷째 아들인 코디는 2018년 디트로이트의 3라운드 지명을 받고 프로 무대에 들어왔다. 똑같이 야구선수였으나 빅리그 데뷔를 이루지 못했던 두 형과는 달리 올해 5월 메이저리그 콜업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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