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물타고…또 물리고…돈 못갚아 오늘도 청산 당했다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2022.06.16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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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물타고…또 물리고…돈 못갚아 오늘도 청산 당했다


코스피가 2400선으로 주저앉으며 반대매매가 폭증하고 있다. '빚투족'(빚 내 투자하는 사람들)은 담보비율을 채우지 못해 보유 주식이 강제로 청산 당하는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장에 청산 물량이 대거 출회되면서 주가의 추가 하락도 예상된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반대매매 금액은 165억8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번 달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도 최저 6.7%, 최고 8.9%를 기록 중이다.

월평균 반대매매 금액은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감소했으나 4월부터 다시 증가세다. 이달 초 120억~130억원대에 머무르던 반대매매 금액도 최근 들어 다시 늘고 있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증권사의 돈을 빌려 매수한 주식이 일정 주가 밑으로 떨어지거나 미수거래 결제대금을 납입하지 못하면 증권사 강제로 주식을 청산하는 걸 의미한다. 증권사는 투자자에게 돈을 빌려주는 대신 일정한 담보비율 유지를 요구한다. 일반적으로 주식 평가액이 증권사에서 설정한 증거금의 담보비율(140~150%) 이상을 유지해야 하지만 주가 하락으로 담보비율이 낮아지면 투자자가 직접 증거금을 채워야 한다. 3거래일 내로 담보비율이 유지되지 못하면 강제 청산된다.

미수 청산이 진행되면 증권사는 개장 전 물량을 하한가로 매도한다. 이날 개장 전 동시호가 시작과 동시에 하한가를 찍는 종목들이 쏟아졌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많고 유가증권시장에 비해 변동성이 큰 코스닥 종목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증거금을 채우지 못해 반대매매가 발생한 것으로 해석된다.



통상적으로 반대매매가 발생하면 단기 주가 하락을 유발한다. 하락장에서의 반대매매는 장기적인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위험자산에 대한 수요가 부족한 상황에서 반대매매 매물이 대거 시장에 출회되는 게 하방 압력을 더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물타고…또 물리고…돈 못갚아 오늘도 청산 당했다
빚투 규모는 지난 5월부터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21조원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저점 매수를 노리거나 손실을 메꾸기 위해 신용대출을 받아 주가가 많이 떨어진 종목에 레버리지 투자를 하는 경향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주식을 담보로 빚을 내 투자한 규모를 나타내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올해 초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되자 그 규모가 20조원대로 감소했다. 하지만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0.5%포인트 금리인상)이 아닌 0.25%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서자 다시 22조원대로 증가하기도 했다. 지난 13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1조619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지금 같은 하락장에선 빚투가 '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주가 하락으로 인한 손실과 함께 대출금까지 상환해야 하므로 리스크가 더 커질 수 있어서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빚 내 투자를 하는 건 상승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하면 안된다"며 "레버리지를 이용해 투자에 나서려면 하방 위험에 대해 훨씬 더 민감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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