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모르겠어, 그래서 팔았어"…주식 대량 처분한 美헤지펀드들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22.06.1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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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금리인상 결정 앞두고 수십조원 매도,
'0.5%P vs 0.75%P' 전문가 전망도 엇갈려…
불확실성 커지자 증시 대폭락 대비 현금 확보나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발표를 앞두고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자 헤지 펀드들이 주식 비중을 대거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계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발표를 앞두고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자 헤지 펀드들이 주식 비중을 대거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계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고액 투자자들의 자금을 운용하는 미국 헤지펀드들이 최근 수십조원 규모 주식을 처분해 현금 비중을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혹시 모를 증시 대폭락에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15일(현지시간) 블름버그통신은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그룹의 프라임 브로커리지 자료를 인용해 헤지펀드들이 지난 13~14일 이틀 간 주식을 대량 처분했다고 보도했다.



도이치뱅크 AG가 최근 측정한 데이터에서도 주요 헤지펀드가 보유한 주식 비중은 2010년 이후 평균치보다 절반 이상 낮았다. 특히 컴퓨터 알고리즘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주식을 매매하는 퀀트 거래는 최근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노무라홀딩스 찰리 맥엘리고트 전략가는 "지난 13일 블랙 먼데이 선물시장에서 헤지펀드들이 110억달러(14조원) 채권과 210억달러(27조원) 주식을 매각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 AFP=뉴스1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 AFP=뉴스1
주요 헤지펀드들이 주식 비중을 대거 낮춘 배경에는 가늠하기 어려워진 연준의 긴축정책이 있다. 연준은 15일 오후 2시(한국시간 16일 오전 3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금리 인상 폭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연준의 금리 인상 행보는 불확실한 요소가 아니었다. 5월에 이어 6월과 7월에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밟을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우세했다. 한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씩 올리는 조치는 매우 이례적이지만 시장은 이를 받아들였다.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도 시장 불안감을 잠재웠다.

하지만 지난 10일 시장 예상을 웃도는 41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수치가 공개되며 대혼돈이 시작됐다. JP모건체이스·골드만삭스·바클리스·노무라홀딩스 등 주요 투자은행(IB)들이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제기한 반면 씨티그룹·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은 여전히 0.5%포인트 인상에 무게를 뒀다. 그 누구도 FOMC 결과를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이 돼 버렸다.


"정말 모르겠어, 그래서 팔았어"…주식 대량 처분한 美헤지펀드들
시장이 이미 연준의 인플레이션 통제 능력을 신뢰하지 않는 점도 불확실성을 키웠다. 바클리스 이코노미스트인 조너선 밀러는 "연준에 대한 신뢰가 점점 약해지고 있어 이번 금리 인상 결정은 매우 중요한 변곡점이 됐다"고 말했다.

헤지펀드 알파 띠어리 어드바이저스의 벤자민 던 대표도 "정책 입안자들조차 채권시장을 무너뜨리지 않고 물가를 잡는 묘책을 모르는 것 같다"며 "치솟는 인플레이션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현금으로 도피하려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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