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발사 '역사적 순간'인데…美처럼 우리 국민은 현장서 못보나

머니투데이 고흥(전남)=김인한 기자 2022.06.15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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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로켓 누리호 우주로]
한국, 외부변수 줄이려 삼엄 통제
미국은 꿈나무들에게 전면 공개

미국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의 로켓 발사 순간을 바라보는 어린이들. / 사진=스페이스X미국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의 로켓 발사 순간을 바라보는 어린이들. / 사진=스페이스X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II)가 15일 발사대로 이송을 위해 발사체조립동을 나오고 있는 장면. /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II)가 15일 발사대로 이송을 위해 발사체조립동을 나오고 있는 장면. /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II)가 16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우주로 발사된다. 누리호는 국내 연구진이 12년간 자체 개발한 순수 국산 로켓이다. 우리 발사체(로켓)에 우리 인공위성을 실어 우리 땅에서 발사하는 역사적인 순간이 다가오면서 국민적 관심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일반 국민들은 누리호 발사 장면을 근거리에서 볼 수 없을 전망이다.



15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누리호는 이날 오전 7시20분 실내 건물을 나와 1시간 10분여간 이동한 끝에 제2발사대에 도착했다. 누리호는 10시간 이상 각종 점검을 거쳐 이상이 없으면 다음 날인 16일 오후 4시쯤 발사될 예정이다.

누리호가 발사될 나로우주센터는 전남 고흥 외나로도에 위치한다. 일반 국민이 외나로도에 진입할 수는 있지만 센터 인근은 접근이 통제된다. 통상 발사 당일 오전부턴 육상, 해상, 공중 통제가 이뤄진다. 앞서 지난해 10월 누리호 1차 발사 당시에도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 반경 3㎞ 내 육상 지역이 소개(疏開)된 바 있다.



연구진은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 로켓 특성상 외부 변수를 최소화하고 발사한다는 계획이지만, 일반 국민 입장에선 10여년에 한 번 찾아오는 발사 현장을 근거리에서 볼 수 없어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항우연은 2000년대 초 러시아 기술을 배워 나로호(KSLV-I)를 만들었고 이를 기반으로 국내 연구진 힘만으로 2010년부터 누리호를 개발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발사장 인근에서 로켓이 잘 보이는 지역을 공개하고 있다. 미국 국민들이 발사장 인근에서 장사진을 이룬 모습. / 사진=스페이스X미국항공우주국(NASA)은 발사장 인근에서 로켓이 잘 보이는 지역을 공개하고 있다. 미국 국민들이 발사장 인근에서 장사진을 이룬 모습. / 사진=스페이스X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미국 국민들에게 우주 발사체(로켓) 발사 장면이 잘 보이는 장소를 공개한 내용. / 사진=미국항공우주국(NASA)미국항공우주국(NASA)이 미국 국민들에게 우주 발사체(로켓) 발사 장면이 잘 보이는 장소를 공개한 내용. / 사진=미국항공우주국(NASA)
미국은 우주 로켓 발사 현장을 미래 꿈나무들에게 전면 공개한다. 미국에서 공개되는 각종 발사 영상을 보면 가족들과 어린이들이 함께 발사 순간을 바라본다. 실제로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홈페이지에 우주 발사체를 근거리에서 볼 수 있는 방법을 공개하고 발사 해설 등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특히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센터에서 우주 로켓이 발사되는데, NASA는 로켓이 잘 보이는 장소 10여 곳 이상을 공개하고 있다. 미국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을 각각 창업한 일론 머스크와 제프 베이조스도 '아폴로 11호' 발사 모습을 보고 꿈을 키운 아폴로 키즈들이다.


미국은 발사장 인근에 접근이 가능한 지점부터 펜스를 치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한다. 다만 발사에 돌발변수를 만드는 행위에 대해선 법적 조치하고 있다.

항우연과 과기정통부는 발사 1시간 뒤까지 나로우주센터로 가는 나로터널과 인근 예당마을 진입을 통제할 예정이다. 외나로도에 있는 나로우주해수욕장이나 염포해수욕장은 발사대를 둘러싼 산 때문에 발사 장면을 제대로 볼 수 없고, 발사대 인근의 봉래산·마치산 등에 올라 발사 장면을 관람하는 것도 육상 통제 구역 설정(발사대 인근 3㎞)으로 인해 불가능할 전망이다. 결국 전남 고흥이나 여수 인근 해안가에서 발사 장면을 멀찍이 바라봐야 한다.

우주 분야 학계 전문가는 "누리호는 10년 이상 순수 우리 연구진의 힘만으로 만들어진 우주 발사체"라면서 "그동안 기술개발에 매진할 수밖에 없어 로켓 발사를 통한 지역 활성화 또는 교육 이슈에는 소홀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첫 발사체인 만큼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앞으로는 기술개발뿐만 아니라 문화와 교육 측면의 노력도 동반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10월 누리호 1차 발사 당시 인근이 통제되고 있는 모습. / 사진=뉴스1지난해 10월 누리호 1차 발사 당시 인근이 통제되고 있는 모습. / 사진=뉴스1
미국 국민들이 우주 로켓 발사 모습을 바라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모습. / 사진=스페이스X미국 국민들이 우주 로켓 발사 모습을 바라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모습. / 사진=스페이스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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