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원전 선도국인데..." 원전 3배로 늘린다는 나라, 어디?

머니투데이 세종=조규희 기자 2022.06.1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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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 다시, 원전 최강국을 향해③

편집자주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원전 최강국의 꿈도 다시 무르익고 있다. 일찌감치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력을 인정받은 한국형 원전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으로 에너지안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이 지상과제로 제시되면서 청정에너지인 원전의 가치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이라는 정부의 목표는 과연 이뤄질 수 있을까.

(아부다비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028년까지 신규 원자로 6기 건설을 시작하고 2035년에 새 원전의 첫 가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C) AFP=뉴스1  (아부다비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028년까지 신규 원자로 6기 건설을 시작하고 2035년에 새 원전의 첫 가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C) AFP=뉴스1


"원자력이 돌아왔다.(Nuclear's back.)"

전 세계가 원자력발전소에 다시금 주목하고 있다.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EU(유럽연합)이 도입한 그린 택소노미(녹색분류체계)에 원전 관련 산업이 포함됐고, 프랑스와 체코, 폴란드, 영국 등이 신규 원전 건설을 천명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유럽의 에너지 공급망 붕괴 위기는 유럽국가는 물론 물론 전세계 다수의 국가들이 에너지 안보차원에서 원전의 필요성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최근 원전으로의 복귀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는 곳은 EU다. 이들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으면서도 안정적이고 대규모 전력공급이 가능한 원전을 탄소중립 주요 이행수단으로 보고 있다. 이에 더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에너지 안보위기도 원전 복귀의 배경이 됐다.



액화천연가스(LNG), 원유 등 유럽의 에너지 원료 공급처였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이유로 공급 밸브를 걸어잠그면서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주요 국가의 에너지 공급망이 붕괴됐다. 국제 연료 가격 폭등은 산업 전반에 영향을 끼쳤고 전기요금 인상 등 공공요금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영국·독일·프랑스·스페인 등 유럽 4개국의 올해 3월 전력 도매가격은 전년동월 대비 평균 388% 인상됐다.

그동안 탄소중립의 유일한 대안처럼 여겨졌던 재생에너지가 갖고 있는 태생적인 한계도 원전 확대의 이유가 됐다. 재생에너지의 경우 자연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탓에 발전량 확보에 제약이 있고 전력 필요 시에 유동적으로 가동할 수 없다. 지난해 북해 연안의 이상기후로 인해 해상풍력단지가 일제히 멈춰서며 전력공급에 문제가 생겼던 것이 대표적 사례다.



탁월한 경제성도 다시금 원전을 주목하는 이유다. 한전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주요 발전원별 1kWh(킬로와트시)당 구입단가는 유류(276.48원), LNG 복합(218.86원), 신재생에너지(199.25원), 유연탄(148.12원), 원자력(59.38원) 등 순이다. 각국의 사정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신재생 에너지 구입 단가는 화석 연료에 비해 비싼 편이며 재생 에너지 확대 차원에서 추가 보조금도 투입된다.

정부가 원전 건설 확정하고, 민간 주도로 소형 원전 개발 추진
(서울=뉴스1) = 정승일 한국전력 사장과 패트릭 프래그먼 WEC(미국 웨스팅하우스) 사장이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한국전력에서 해외원전시장 공동 진출을 위한 협력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한국전력 제공) 2022.6.9/뉴스1  (서울=뉴스1) = 정승일 한국전력 사장과 패트릭 프래그먼 WEC(미국 웨스팅하우스) 사장이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한국전력에서 해외원전시장 공동 진출을 위한 협력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한국전력 제공) 2022.6.9/뉴스1
원전 복귀는 EU내에서도 프랑스가 가장 적극적이다. 지난해부터 원전 추가 건설 필요성을 언급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올해 4월 재선에 성공하면서 원전 건설이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2028년까지 신규 원자로 6기 건설을 시작하고 2035년에 새 원전의 첫 가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추가로 8기를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2030년까지 투입 예산만 10억 유로(약 1조3400억원)다.

영국은 지난 4월 에너지 안보 전략(British Energy Security Strategy)을 발표하며 자국 상업용 원전에 대해 평가했다. 1956년 세계 최초로 원전을 가동한 원자력 선도국이었지만, 현재는 원전 6기 중 5기가 10년 내로 영구 정지될 예정이고 수십 년간 원전 부문의 투자가 부재해 1기의 신규 원전만이 건설되고 있는 등 다른 국가에 비해 뒤쳐진 상태라는 결론이었다. 이에 따라 원전 용량을 2050년까지 기존 약 7GW(기가와트)에서 최대 24GW로 3배 이상 확보해 2050년 전체 전력 수요의 약 25%를 원전에서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한 최대 8기의 원전 건설을 추진하며 건설 진행 시 연간 1기의 원전 완공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루마니아 국영 원자력기업은 옛 석탄화력발전소 부지에 미국 뉴스케일(NuScale)의 VOYGR(462MW, 총 6기 모듈) 보급을 목적으로 지난 5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앞서 루마니아 정부는 2020년 10월 미국과 원자력 협력 협정을 체결해 원자력 프로그램 확대와 현대화를 진행하고 있다.

원자력 소비량 1위인 미국은 주 단위로 원전 건설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 알라스카 주는 초소형원자로 인허가 간소화 법안을 통과시켰다. 기존에는 관련 법에서 규정한 부지에만 건설이 가능했으나 통과된 법안은 부지 인허가와 전반적 과정에 대한 권한을 환경보호부(Department of Environmental Conservation, DEC)로 이양했다. 아울러 현재 알라스카 주 공군 기지가 2021년 초소형 원자로(1~5MWe) 부지로 선정된 이후 2027년까지 초소형원자로 1기 운전을 목표로 연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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