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루나-테라' 사태 충격으로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는 전 세계의 긴축 강화 우려가 커진 가운데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 등 관련 기업의 인출 중단 사태까지 발생했다. 이 여파로 암호화폐 전체 시가총액(시총)은 1년5개월 만에 1조달러(약 1290조2000억원)가 무너졌고, 투자 열풍에 급속도로 몸집을 키웠던 관련 기업들은 구조조정 등으로 폭락장 대응에 나섰다.
비트코인은 지난 일주일 새 30%가량 빠지며 코인당 2만1000달러 아래까지 추락했다. 시총 2위인 이더리움도 가파르게 추락해 올해 하락률만 68% 이상이다.
14일 오후 3시 15분 기준 최근 1년간 비트코인 가격 추이 /사진=코인데스크 홈페이지
암호화폐 담보대출업체 셀시우스는 13일 성명에서 시장의 불안정한 상황에 따라 자산보호 및 유동성 안정화를 위해 모든 계좌의 인출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셀시우스가 최근 루나·테라 논란에서 나타났던 뱅크런 사태로 인출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셀시우스의 인출 재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서도 약 3시간가량 비트코인 인출이 중단됐다. 바이낸스 측은 "사소한 하드웨어 오류로 인한 중단"이라고 해명했지만, 셀시우스의 중단 조치과 맞물리면서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암호화폐 거래소 루노의 비제이 아이야르 부사장은 "셀시우스의 인출 중단 조치는 인플레이션 상승과 금리인상 우려로 이미 압박받는 암호화폐 매도세를 한층 악화시켰다"며 "비트코인 가격은 앞으로 1~2개월간 더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AFPBBNews=뉴스1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이번 FOMC에서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나설 확률은 93%로 치솟았다. 이는 전일의 25%에서 약 4배가 급증한 수치다. 페드워치는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의 가격 자료를 근거로 시장 참가자들이 판단하는 연준의 통화정책 변경 확률을 추산한다.
한편 암호화폐의 계속된 폭락세에 관련 기업들은 그간 부풀렸던 몸집을 줄이는 긴축 재정에 돌입했다. 셀시우스와 같은 암호화폐 담보대출업체인 미 블록파이의 잭 프린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시장의 상황을 고려해 직원(850명)의 20%를 줄이고, 자신을 포함한 회사 임원들의 성과금도 삭감하는 등 운영 경비를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신규 채용을 중단했고, 제미니도 직원 10% 감원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