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에 오세요"…저녁, 토요일에 여는 은행 잇따라 등장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2022.06.14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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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KB국민은행 이어 신한은행, 영업시간 확대 점포 도입

신한은행 이브닝플러스 이미지/사진제공=신한은행신한은행 이브닝플러스 이미지/사진제공=신한은행


평일 저녁에 이어 토요일에도 문을 여는 은행 점포가 생겼다. 은행 영업점이 빠른 속도로 폐쇄되는 추세 속에서 이례적인 움직임이다. 리딩뱅크를 다투는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잇따라 오프라인 영업점의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은행권에 변화를 불러올지 주목된다.

신한은행은 평일 오후 8시까지 영업하는 '이브닝플러스', 토요일에 문을 여는 '토요일플러스' 점포를 15일부터 운영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브닝플러스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토요일플러스는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영업한다. 일반적인 은행 영업시간은 평일 오전 9시~오후 4시(코로나19로 오전 9시30분~오후 3시30분)다.



이브닝플러스는 15일 서울 여의도중앙점과 강남중앙점에 먼저 선보인 뒤 8월 말 가산디지털점에 추가할 예정이다. 토요일플러스는 18일 서울 우장산역점에서 시작하고 다음달 2일 서울대입구역점에서도 문을 연다. 신한은행은 이브닝플러스, 토요일플러스 점포를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앞서 국민은행은 기존 지점보다 2시간 더 연장영업하는 '9 to 6(나인 투 식스) 뱅크'를 전국 72개 거점에 개설했다. 이름 그대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는 점포다. 국민은행은 2017년부터 오후 7시까지 영업하는 특화 점포를 시범 도입했는데 이를 되살리고 다듬어 '9 to 6 뱅크'로 재탄생시켰다.



평일 저녁, 토요일에 영업하는 은행 점포는 직장인 고객을 겨냥한다. 은행 업무시간 중 점포 방문이 어렵기 때문이다. 혼잡시간을 피해 여유롭게 상담 받기 원하는 고객도 고려했다. 신한은행은 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대상지를 정했는데 대중교통 승하차 인원 분포, 급여소득자의 거주지 정보 등을 파악했다.

은행 업무가 비대면화하는 흐름 속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은행만 보더라도 1분기 기준 점포 수는 3016개로 1년 전인 지난해 1분기(3303개)와 비교해 287개 줄었다. 1년간 4대 은행에서만 1~2일에 1개꼴로 점포가 사라졌다.

기존 시중은행은 은행업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 속에서 인터넷전문은행, 빅테크와 뚜렷한 차별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같은 맥락에서 '편의점 은행', '은행 공동 점포' 등으로 오프라인 이색 점포를 선보이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올초 취임한 이재근 국민은행장이 오프라인 영업력 강화에 방아쇠를 당겼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행장은 영업그룹 부행장 시절부터 '9 to 6 뱅크' 모델을 준비해왔다. 은행권 관계자는 "평일 저녁, 토요일에 이어 일요일 점포도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오가는데 리딩뱅크에서 불을 댕긴 만큼 영업시간이 확대된 점포가 더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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