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다녀올게요'가 마지막 인사일 줄은"…'대구 방화' 희생자 오빠의 눈물

머니투데이 황예림 기자 2022.06.14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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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13일 오후 대구 중구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대구 법률사무소 방화 참사 희생자 합동추모식에서 대구지방변호사회 동료 변호사와 법률사무원 등 참석자들이 희생자를 애도하고 있다. 2022.6.13/뉴스1  (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13일 오후 대구 중구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대구 법률사무소 방화 참사 희생자 합동추모식에서 대구지방변호사회 동료 변호사와 법률사무원 등 참석자들이 희생자를 애도하고 있다. 2022.6.13/뉴스1


대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 사건 유족과 희생자 지인들이 눈물로 고인을 떠나보냈다.

13일 뉴스1은 이날 오후 대구 중구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대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 사건 희생자 6명의 합동 추모식 현장을 보도했다.

뉴스1에 따르면 추모식은 눈물바다였다. 유족들은 추도사가 있을 때마다 오열하며 황망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사건으로 숨진 사무실 30대 직원의 오빠 A씨는 "아침에 집을 나서며 '잘 다녀올게요'라고 한 말이 생전에 전하는 마지막 말일 줄은 몰랐다"며 "동생은 그날도 사무실 책상에 앉아 성실하게 일하며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평범한 삶마저 아무 상관 없는 자에 의해 하루아침에 부정당해버렸다"고 했다.

A씨는 "영정 사진을 봤다. 지독한 슬픔에 휩싸여 눈물로 가득 찬 두 눈 속에 밝게 웃고 있는 너의 모습이 들어왔다"며 "너무나 사랑스럽고 예쁜 모습과 추억이 생각난다.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흐느꼈다.



이어 "제게 주어진 남은 삶을 고인의 삶을 본받아 더 아름답게 (살아가겠다)"며 "선한 영향력으로 고인의 삶을 닮아가겠다"고 했다.

(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13일 오후 대구 중구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대구 법률사무소 방화 참사 희생자 합동추모식에서 대구지방변호사회 동료 변호사와 법률사무원 등 참석자들이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있다. 2022.6.13/뉴스1  (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13일 오후 대구 중구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대구 법률사무소 방화 참사 희생자 합동추모식에서 대구지방변호사회 동료 변호사와 법률사무원 등 참석자들이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있다. 2022.6.13/뉴스1
숨진 변호사의 동료인 B씨는 "지금 이 순간도 어디선가 형님께서 나타나 술 한잔 못하는 저라는 걸 알면서도 '소주 한잔 해야지'라고 하실 것 같다"며 "아직도 고인이라는 단어와 명복이라는 단어를 차마 쓰지 못하겠다"고 했다.

장례위원장을 맡은 이석화 대구지방변호사회장은 고인들의 이름을 부르며 "당신들 곁에 우리가 있다"고 했다.


이 회장은 "이번 사건은 변호사 제도와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반문명적인 사법 테러"라며 "아무 잘못 없이 가신 피해자의 희생을 결코 헛되지 않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의 추모식은 우리 발걸음의 시작"이라며 "앞으로 우리가 해 나가야 할 많은 일에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오후 대구 중구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대구 법률사무소 방화 참사 희생자 합동추모식에 참석해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2022.6.13/뉴스1  (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오후 대구 중구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대구 법률사무소 방화 참사 희생자 합동추모식에 참석해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2022.6.13/뉴스1
이날 추모식에 참석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고인들은 서로 도와가며 성찰과 나눔을 실천하고 사회적 약자의 동반자로 우리 사회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며 "법치 사회에 결코 있어서는 안 될 범죄 행위로 허무하게 떠나보내게 된 점이 사회적 책임이 있는 한 사람으로서 참으로 죄송스럽다"고 했다.

앞서 지난 9일 오전 10시55분쯤 방화범 천모씨(53·사망)는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지법 인근에 있는 7층짜리 법무빌딩 2층 변호사 사무실에서 불을 질렀다. 이 불로 천씨를 포함해 당시 현장에 있던 변호사와 직원 등 7명이 숨지고 50명이 다쳤다.

천씨는 대구 수성구의 한 재개발지역 사업에 투자했다가 분양 저조 등으로 큰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에 실패한 천씨는 시행사 측을 고소했다. 이후 수년에 걸쳐 진행된 송사와 재판 등에서 잇따라 패소하자 상대 측 변호사에게 앙심을 품고 해당 변호사가 소속된 사무실에서 범행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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