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열린 '한국은행 창립 제72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13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같은달보다 8.6% 급등하면서 직전달(8.3%) 수준을 뛰어넘었다. 이에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15일(현지시간)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 단행하는데 이어 다음 회의(7월)에는 '자이언트 스텝 '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은이 통화정책 방점이 찍힌 물가 상승률이 언제 고점을 기록할지도 문제다. 게다가 지난달 우리나라 소비자물가상승률은 5.4%를 기록한데 이어 이달 물가는 6%대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은은 원유도입단가(기간평균)가 올해 2분기 107달러에서 4분기 99달러로 완만하게 내려가는 움직임을 가정한 뒤 통화정책 방향을 구상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과 물류난이 맞물리며 WTI(서부텍사스산원유) 가격이 지난 10일 석 달만에 배럴당 120달러를 돌파하는 등 유가 관련 변수가 산재해 있다는 게 문제다. 유가 변동은 소비자물가에 빠르게 반영돼 예상보다 더 가파른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
한은은 국내 물가와 성장률, 미국과의 금리 차를 고려해 오는 7, 8월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속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 이 총재가 지난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 직후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 2.25~2.5% 전망이 합리적이라고도 평가한데 이어 박종석 부총재보 역시 지난 9일 연말 기준금리 2.75% 시장 기대에 "합리적"이라고 답했다. 올해 남은 금통위 회의는 7, 8,10,11월 등 네 차례인데, 현재 기준금리는 1.75%로 올해 남은 금통위에서 0.25%포인트씩 모두 올려야 이에 도달한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소통을 위해 지금 당장은 아닐 것 같지만 미국이 자이언트스텝을 한다면 빨라야 7월이나 9월쯤 가능성이 있다 "며 "미국이 자이언트 스텝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면 한은 역시 빅스텝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미국의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고려한다면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국내 물가 상승세가 진정되지 않고 이달 6%를 넘어 향후 추가 상승이 확인된다면 한은도 빅스텝에 대한 고려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