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5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12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를 리터당 2190원, 경유를 2180원에 판매하고 있다.2022.6.12/뉴스1
1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전국 주유소의 경유 평균값은 리터(ℓ) 당 2073.4원으로 집계됐다. 리터 당 2073원을 기록한 휘발유보다 비싸다. 경유값은 휘발유값과 함께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만 해도 리터당 1500원대였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글로벌 악재가 겹치면서 고공행진 중이다.
이는 고스란히 중고 경유차 값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직영중고차 플랫폼 기업 케이카가 출시 12년 이내 740여개 모델의 평균 시세를 분석한 결과, 이달 경유차 값은 1.2% 하락할 전망이다.
중고 경유차를 판매하는 입장에서도 고유가가 더욱 악재가 됐다. 타던 경유차를 급하게 처분할 일이 생긴 직장인 김모씨(33)는 팔 생각만 하면 갑갑하다. 2018년 BMW 3시리즈(F30) 중고 디젤 차량을 3800만원에 매입했지만 고유가 여파로 디젤 중고차 가격이 하락한다는 소식을 접하면서다.
나름 가격 방어가 잘 되는 인기 차종에, 주행거리도 6만㎞대지만 기대를 낮췄다. 김씨는 "중고차 거래사이트에 올라오는 같은 차종의 가격을 알아보니 생각보다 엄청 내렸더라"며 "가격 방어가 어느정도 될 줄 알았는데 지금은 (딜러에 팔 때) 2000만원 건지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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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 시장에서도 경유차 퇴출이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국내를 비롯한 미국·유럽 등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 친환경 전환이 속도를 내면서 경유차 대신 하이브리드·전기차 등이 출시되는 가운데 경유값 상승으로 설 자리가 더욱 사라지는 셈이다.
국내 완성차 5개업체 기준 올해 1분기 판매된 경유 승용차 모델은 총 16종으로, 2018년의 3분의 1수준이다. 같은 기간 국내 경유차 판매량은 4만3517대로 전년 동기보다 41.5% 감소했다. 판매 비중은 13.5%로 200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