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석형 노바렉스 회장 "지속성장 확신…증자는 혁신 신호탄"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2.06.13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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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석형 노바렉스 회장. /사진=이기범 기자 leekb@권석형 노바렉스 회장.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노바렉스 (9,440원 ▼100 -1.05%)는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업계 삼성전자로 통한다. 명실상부 국내 건기식 1위 생산회사다. 지금도 후발주자가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산업에서 초격차를 강조하는 모습과 닮았다.

건기식 초격차는 노바렉스 혁신의 근거다. 또 하나. 그동안 회사를 키우는 데만 집중했다. 직원과 주주에 소홀한 측면이 있었다. 이제 적극적으로 직원과 주주를 챙길 계획이다. 건기식 초격차와 직원·주주와 상생. 노바렉스가 그리는 새로운 혁신의 두 축이다.



이달 공시한 유·무상증자는 변화의 신호탄이다. 최근 주주배정 유상증자와 100% 무상증자를 동시에 발표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은 노바렉스의 권석형 회장(대표)은 13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증자는 온전히 회사의 미래와 주주를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주주배정 유증과 100% 무증…미래와 주주만 생각했다
우선 주주배정 유상증자란 점이 눈에 띈다. 노바렉스는 돈이 부족한 회사가 아니다.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는 알짜 회사다. 연간 영업이익만 2019년 163억원, 2020년 270억원, 2021년 300억원이다. 올해 1분기말 연결기준 유동자산은 1062억원, 그 중 현금성자산만 171억원이다. 부채비율은 75.2%로 안정적이다. 무엇보다 오송 신공장을 지난해 준공하고 올해부터 본격 가동하고 있다. 왜 지금 유증을 선택했을까.



권 회장은 "건기식 후발주자와 격차를 더 벌리고 미래 성장을 위한 밑거름을 마련하려면 두 번째 신공장이 필요하다"며 "오송 신공장은 이미 풀가동하고 있어 새로운 공장을 하나 더 지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번 돈으로 지을 수 있지만 어느 정도 자금을 비축해야 신공장 건설이 더 안정적일 거라 생각했다"며 "당장 올해 말 두 번째 신공장 설계에 들어가겠다"고 덧붙였다.

노바렉스는 오송 신공장을 올해 본격 가동하며 연간 생산능력(캐파)을 매출 기준 4000억원 규모로 확대했다. 하지만 고객 주문이 몰리며 어느새 신공장도 더는 여유가 없을 정도다. 새 공장이 필요한 이유다. 또 하나의 신공장이 더해지면 연간 생산능력을 매출액 기준 7000억~8000억원까지 키울 수 있다. 유상증자가 미래를 위한 결정이라 말하는 이유다.


증자를 결정한 또 하나의 이유는 주주다. 얼마든지 투자자를 찾아 좋은 조건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가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 주가를 확실한 저평가로 봤다. 회사가 계속 성장하니 주가가 더 떨어질 일이 없단 게 권 회장 생각이다.

권 회장은 "유상증자를 주주배정 방식으로 한 이유는 그만큼 회사에 대한 자신이 있기 때문"이라며 "100% 좋다고 보고 주주를 위하는 마음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 "주주배정을 해도 주주가 싫다면 청약을 안 하면 그만"이라며 "무증 역시 주식 수를 늘려 거래 활성화를 유도하고 결국 주주에게 이익이 갈 거라 생각해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주가 하락 안타까워…이미 최강자, 그런데 더 좋아진다
권석형 노바렉스 회장 "지속성장 확신…증자는 혁신 신호탄"
권 회장은 최근 주가 하락에 대해서도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했다. 그래도 불안하지 않다. 노바렉스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만큼 언젠가 제 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라 장담했다. 지금까지 그랬듯 앞으로도 성장을 멈추지 않겠단 자신감도 나타냈다.

권 회장은 "건기식 시장이 그동안 매우 가파르게 성장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약간 성장 속도가 둔화된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시장이 어려워도 노바렉스는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바렉스는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모두 늘었지만 영업이익률이 10.8%로 같은 기간 2.1%포인트 하락했다. 권 회장은 "오송 신공장을 가동하면서 제반 비용과 새로운 설비를 안정화하기 위한 작업 등이 수반됐다"며 "이제 신공장은 완전히 자리를 잡았고, 아시아에서 가장 좋은 건기식 공장이라 자부한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또 "올해도 성장을 이어가겠지만 내년부턴 특히 외형과 수익성이 함께 개선될 것"이라며 "고령화는 피할 수 없는 미래고 국민의 건강에 대한 관심도 계속 높아지고 있어 건기식은 꾸준히 성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바렉스는 이미 개별인정형원료 37개를 보유한 업계 최강자지만 더 강해질 생각이다.

권 회장은 "올해 개별인정형원료를 3개 정도 추가해 40개를 넘길 것"이라며 "노바렉스는 새로운 원료를 개발하기 위해 항상 40개 정도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고 매년 약 10개 파이프라인이 인체 실험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건기식 회사는 없다"고 자신했다.

직접 개발한 다수 개별인정형원료는 시장 유행을 주도할 수 있는 개발 역량을 뒷받침한다. 노바렉스가 단순히 생산만 잘하는 건기식 회사가 아닌 이유다.

권 회장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뛰어난 건기식 시설을 보유해 누구보다 좋고 저렴하게 만들 수 있는 데다 자체 원료까지 제일 많다"며 "이미 2023년, 2024년, 2025년 개발할 파이프라인 로드맵까지 다 나와 있어 매년 더 좋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해외 성과도 기대해…직원·주주에 보답하겠다
노바렉스는 해외에서도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약 70억원을 수출했는데 올해 상반기 벌써 150억원을 넘겼다. 올해 수출 실적은 3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엔 600억원 이상을 기대한다.

권 회장은 "해외에서도 노바렉스 오송 신공장이 입소문을 타며 주문이 늘어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생산 역량을 갖췄단 인식이 퍼졌다"며 "그동안 코로나19(COVID-19) 때문에 온라인으로 주문받는 게 다였는데 올 하반기부터 해외 영업하러 활발히 다닐 것"이라고 말했다.

권석형 노바렉스 회장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권석형 노바렉스 회장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권 회장은 스스로 "나는 약사 출신 제약회사 기술자일 뿐 주식시장은 잘 모른다"고 털어놨다. 그동안 창업하고 연구하고 설비 확충하고 생산을 늘려 매출을 키우는 데만 집중했다. 그래서 임직원과 주주를 마음만큼 챙기지 못했다.

권 회장은 "노바렉스는 이제 혁신을 통해 과거 방식을 벗어던져도 충분히 더 성장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이제 고객뿐 아니라 임직원과 주주에 대한 신뢰를 얻고 보답하고 실망시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과 소통도 더 활발하게 하고 올바른 방법이 있다면 아끼지 않고 적극적으로 주주친화정책을 시행하겠다"며 "이달 예정된 노바렉스 비전선포식을 기점으로 완전히 새로운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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