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美 의류시장 호황에 웃는 영원무역·한세실업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2.06.12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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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달러·美 의류시장 호황에 웃는 영원무역·한세실업


올해 강달러 현상이 지속되면서 미국 수출이 중심인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이 웃고 있다. 미국 의류 시장도 최근 1년간 지속 성장하고 있어 수주도 탄탄한 상황이다.



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1원 오른 1256.9원 마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긴축 기조에 올해 들어 5.7%가 올랐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3일, 2년2개월 만에 장중 1290원을 돌파하기도 했지만 수입업체들의 결제 수요가 늘어나면서 1250원대에서 진정되는 분위기다. 이달 말까지 원/달러가 1250원대를 유지한다면 올 2분기 평균 환율은 전년 동기 대비 약 8%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달러 강세가 계속 되면 달러 결제 비율이 높은 수출기업들은 원화로 환산하는 이익이 불어나는 효과를 얻는다. 특히 원부자재 구입 당시 환율보다 제품 출하 시기 환율이 높아 의류 OEM 업체인 영원무역과 한세실업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깜짝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영원무역은 1분기 별도 영업이익이 4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 한세실업은 별도 영업이익이 503억원으로 118%가 뛴 바 있다. 영원무역은 룰루레몬, 콜롬비아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어 미국 매출 비중이 41%다. 한세실업도 갭, 타깃, 월마트 등이 주요 매출처로 미국 매출 비중은 85%에 달한다.



미국 의류 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4월 미국 의류 소매 판매액은 26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가 증가했다. 지난해 3월 이후 14개월 연속 증가세다. 여기에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운송 시간이 예상보다 늦어지자 의류 브랜드들은 선제적으로 재고를 쌓고 있다. 의류 주문부터 선적까지는 통상 3~6개월이 걸린다. 박하경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3월 말 기준 미국 소매 의류 재고는 전년 동월 대비 19% 증가한 534억달러로 코로나19(COVID-19) 이전인 2019년 3월 533억달러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쌓고 있는 재고는 대부분 봄·여름 제품으로 2~3분기에는 가을·겨울 발주도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로 영원무역의 주요 고객사인 룰루레몬은 지난 2일 올 1분기(2~4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2% 급증한 16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며 깜짝실적을 발표했다. 올해 연간 예상 최고 매출액도 기존 76억2000만달러에서 77억1000만달러로 상향조정했다. 한세실업은 핵심 고객사인 갭의 부진으로 수주 우려가 있었지만 신규 거래처 확대로 외형을 키우고 있다. 에어로포스테일, 칼하트, 핑크 등 중소형 바이어향 수주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1분기에는 콜롬비아, 2분기에는 알로 등 고가의 아웃도어 웨어 수주도 추가됐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세실업도 두자릿수 이상의 수주 성장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높은 환율이 원가 부담을 상당 부분 상쇄해 환율이 크게 하락하지 않는다면 고마진이 기대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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