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 上, 上 6번의 상한가" 1049% 폭등한 이 주식···대체, 왜?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2.06.1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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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上, 上, 上 6번의 상한가" 1049% 폭등한 이 주식···대체, 왜?


2022년 혼돈의 약세장에서 '6연속 상한가' 주식이 등장했다. 쥐, 토끼, 기니피그, 비글(개) 등으로 비임상 동물실험을 하는 코스닥 상장사 노터스가 그 주인공이다.



9일 코스닥 시장에서 노터스 (3,880원 ▲30 +0.78%)는 전일대비 가격제한폭(8550원·30.0%)까지 오른 3만70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달 1대 8 '파격 무상증자' 실시 후, 권리락으로 5월31일 기준가 7730원에 거래를 시작한 노터스는 전일까지 6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찍었다. 10일 하루는 거래소 조치에 의해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3개월 전 주가 3225원(3월10일 기준, 무상증자를 반영한 수정주가) 대비로 무려 1048.8% 폭등했다. 3개월 만에 11배 넘게 오른 셈이다. 지지부진 약세장에서 '꿈의 10루타' 주식의 탄생이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또다른 코스닥 바이오기업 에이치엘비에 인수됐다. 이후 '원숭이 두창 창궐'을 재료삼아 주가 급등이 시작됐다.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COVID-19)에 이어 신종 감염병 원숭이 두창이 확산된다는 소식에 비임상 동물실험을 하는 노터스가 '원숭이 두창 테마주'가 됐다. 테마를 타고 주가가 오르는 와중에 노터스 측이 1대 8 무상증자를 공시하면서 주가에 불이 붙었다.

1대 8, 사상 최대 무상증자...급등→1대 8 무증→6일 연속 상한가
인천 송도에 위치한 노터스 송도연구소 모습/사진=노터스인천 송도에 위치한 노터스 송도연구소 모습/사진=노터스
지난 5월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엔 자본시장 역사상 유례없는 공시가 하나 떴다. '원숭이 두창' 테마에 주가가 오르던 노터스가 보통주 1주당 신주 8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밝힌 것이다.


무상증자란 주식대금을 받지 않고 무상으로 주주들에게 주식을 새로 나눠주는 것이다. 한국 증시에서는 보통주 1주당 신주 1주를 배정하는 1:1 무상증자만 해도 '통큰 무증'으로 불린다.

그런데 노터스라는 코스닥 시장의 작고 생소한 기업이 무려 1대 8 무상증자를 공시한 것이다.

8주를 더 준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권리락 후 주가는 대략 1/8 가격으로 조정된다. 무상증자로 주식이 지급되기 하루 전 노터스 종가는 6만9500원이었지만 1대 8 무증으로 권리락이 발생하면서 5월31일 기준가는 7730원이 됐다.

하지만 회사 측의 '통큰 무증'에 개인 매수세가 폭발했다. 권리락 이후 노터스는 6일 연속 상한가를 이어갔다. 무상증자로 7000원대로 조정된 주가는 순식간에 다시 3만7050원까지 올라왔다.

노터스 관계자는 "주주가치 증진을 위한 조치"라며 "무증 전 발행주식수가 780만주 정도로 유동성이 부족해 거래량 활성화를 위한 무상증자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유통주식수 증대로 기관 투자자도 주식을 매수할 수 있게 되면 기업가치 재평가가 가능할 거란 설명이다.

3월 코스닥 에이치엘비(HLB)에 인수...M&A 후 주가 랠리 시작
쥐 9억9000만원 어치, 비글 3억8000만원 어치, 기니피그 2억9000만원 어치, 토끼 1억6000만원 어치...노터스가 지난해 연구 소모품으로 사들인 동물 목록 일부다. 비임상 동물실험을 하는 노터스에는 소모품이 바로 실험 대상 동물이기 때문이다.

비글 이미지/사진=이미지투데이 비글 이미지/사진=이미지투데이
노터스는 전북대 수의대 출신 정인성 대표가 2012년 창업한 비임상 동물실험기업(CRO·임상수탁기관)이다. 국내 비임상 동물시험 분야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2019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유한양행, 한미약품, 종근당 등 국내 메이저 제약사는 물론 대학병원 등 300여곳을 고객사로 뒀다.

노터스는 신약 개발 과정에서 임상실험 전 단계인 비임상 동물실험을 위탁받는다. 실험 동물을 대상으로 신규 개발 물질의 유효성과 부작용을 검증하는 업무다. 신약개발업체가 큰 규모의 동물시설을 구축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기에 외부에 실험을 위탁하는데 노터스가 이를 맡는다.

노터스는 대규모 동물시설을 구축하는 바이오인프라구축 사업도 하고 있다. 병원과 바이오기업, 연구소 등의 동물실험실을 구축하는 설계 용역이다. 그밖에 반려동물용품과 동물용 의약품의 온·오프라인 유통, 자체 동물의약품 개발도 진행한다.

창업주 정인성 대표는 지난 3월 자신의 보유지분(20.34%)을 코스닥 바이오기업 HLB (100,000원 ▲2,700 +2.77%)와 에이치엘비테라퓨틱스에 넘겼다. 대주주가 변경되면서 상승 흐름을 개시한 주가는 원숭이 두창과 1대 8 무증에 폭등 랠리를 시작했다.

한편 노터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비 10.1% 증가한 644억원, 영업이익 11.4% 늘어난 88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상장 후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투자경고종목' 지정에도 폭등...매매거래 정지
한국거래소는 주가가 폭등한 노터스를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했다. 추가로 주가가 급등할 경우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노터스는 6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투자경고종목 지정이후 주가 2일간 40%이상 급등' 사유로 10일 하루 노터스의 매매거래를 정지시켰다. 한국거래소는 급등주 가운데 투자 유의가 필요한 종목에 대해 투자주의→투자경고→투자위험종목 단계로 시장 경보종목을 지정하고 있다. 투자경고, 투자위험종목 단계에서는 매매가 정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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