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명 가수의 이름을 널리 알려주고 싶었던 송해는 관객들에게 큰 소리로 외쳤다.
영탁은 지난달 20일 KBS2 '팬심자랑대회 주접이 풍년'에서 "신인가수 한 번 더 알리려고 제 이름을 관중들에게 외치게 하셨던 그 마음이 감격스러웠다. 저를 각인시키려고 하시는 모습이 감동이었다"고 밝혔다.

당시 송해는 김혜연에게 "넌 노래 진짜 잘해. 나중에 이 무대에서 꼭 만날 것 같아"라고 응원했다고. 김혜연은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제게는 보물 같은 말씀으로 힘을 주셨다. 늘 마음에 같이 계시는 분"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송해는 트로트 신동 홍잠언을 자신의 손자라고 소개하며 공개 응원하기도 했다. 홍잠언은 "송해 선생님은 친할아버지 같다. 긴장도 풀어주고 응원도 해주신다. 신기하게 그날은 노래가 잘 된다"며 "항상 노래도 잘하면서 착하고 건강하라고 말씀해주셔서 감사하다. MC를 250세까지 해주시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이어 "송해 선생님은 존경하는 대선배님이시지만 활동 무대가 달랐다. 만나면 인사 드리지만 개인적인 친분은 없었다"며 "하지만 동생의 효심에 부탁을 안 들어줄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서승만은 코미디언협회장 엄영수(개명 전 엄용수)를 통해 부탁을 했지만 "임종 앞 둔 분과 통화하는 건 좀 그렇다"며 거절을 당했다고 한다. 그러나 송해는 며칠 뒤 마음을 바꿔 동생의 아버지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서승만은 "미안한 마음에 전화하셨다더라. 그분은 마음 편하게 돌아가셨다. 송해 선생님께 진짜 감사하다. 150세까지 건강하시길 바란다"며 머리 숙여 인사를 해 뭉클함을 안겼다.

1927년 황해도 재령에서 태어난 송해는 1951년 한국전쟁 당시 피난 대열에 섞여 부산으로 내려왔다. 1955년 '창공악극단'으로 데뷔했고, 1988년부터 KBS1 '전국노래자랑' 진행을 맡아 34년간 1000만명이 넘는 사람을 만나며 '일요일의 남자'라는 수식어도 얻었다. 지난달에는 기네스 '최고령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Oldest TV music talent show host) 부문에 세계 기록으로 등재됐다.
하지만 올해 들어 건강 상태가 안 좋아졌다. 송해는 지난 1월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고, 3월에는 코로나19에 감염돼 휴식기를 가졌다. 지난달 서울 아산병원에 입원하면서 출연 중이던 '전국노래자랑'에 하차 의사를 전했다.
송해의 유족으로는 두 딸이 있다. 60년을 해로한 아내 석옥이씨는 2018년 지병으로 사망했고, 아들은 1994년 교통사고로 먼저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