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韓 잠수함 기술 빼오지 않았다" 대만 측 반박성명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2.06.08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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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잠수함, 100% 자체 기술 사용해 건조"…
"한국 기업인-정부 인식 차이에서 비롯된 사건"

2020년 11월 24일 대만 가오슝 대만국제조선공사(CSBS) 조선소에서 열린 방어형잠수함(IDS) 건조식에 차이잉원 대만 총통(왼쪽에서 4번째) 등이 참석했다. /사진=CSBC2020년 11월 24일 대만 가오슝 대만국제조선공사(CSBS) 조선소에서 열린 방어형잠수함(IDS) 건조식에 차이잉원 대만 총통(왼쪽에서 4번째) 등이 참석했다. /사진=CSBC


대만 국영 대만국제조선공사(CSBC)가 한국 방산기술 해외 유출 사건에 연루된 것과 관련해 "한국 잠수함 설계 기술과 관련 문서를 제공받지 않았다"며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CSBC는 7일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한 성명을 통해 "(잠수함 설계 프로젝트 관련) 자문업체는 대만 선박건조기술협회로, (협회는) 주로 기술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했을 뿐 한국 잠수함 (설계) 도면 등은 제공하지 않았다"며 대만의 잠수함이 유출된 한국 잠수함 설계 기술로 건조됐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성명은 "대만 잠수함 프로젝트와 한국 장보고급 잠수함 설계 구조는 완전히 다르다"며 "한국의 잠수함 건조 기술은 대만 잠수함 프로젝트에 적용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의 잠수함 배수량은 2000t이고 한국의 배수량은 3000t이다. 또 방향타 등 잠수함 각종 장비의 구성이 다 다르다"고 설명했다.

7일 한국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장보고-Ⅲ급 등 해군 다수 잠수함에 들어가는 도면을 CSBC에 유출하고, 잠수함 건조장비 3종을 허가 없이 수출한 혐의로 국내 조선 기자재 업체 관계자 6명이 지난 3월초께 검찰로 넘겨졌다. 경찰은 앞서 A업체가 대우조선해양에서 잠수함 건조 기술자로 근무하다 퇴직한 이들을 채용해 대만에서 근무하게 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 업체 대표이사(68)는 2020년 6월 대우조선 협력사인 D업체로부터 3000톤급 잠수함 부품 2종 설계도면을 전송받아 CSBC 임원에게 누설한 혐의를 받는다. 유출한 설계도면은 잠수함 유수분리장치 등 부품 도면으로 파악된다. 다만 업계는 유출 의혹을 받는 기술이 핵심기술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대만 CSBC 측은 자사 잠수함 건조 프로젝트에 참여한 한국 기업인은 없었다며 "이번 잠수함 설계는 기술협회 GL의 도움을 받아 CSBC 자체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그 어떤 국가의 설계도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만 잠수함 건조에 사용된 유수분리기, 배터리 고정장치도 한국 제품이 아닌 자체 기술로 개발된 것으로, 한국 기업인이 유출한 부품 기술을 CSBC가 사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성명은 "CSBC는 고효율 배터리 개발과 (잠수함 사용 장비를) 모두 국내(대만) 제조사 제품으로 구성하기 위해 자회사도 설립했다"며 이번 기밀 유출 사건은 한국 기업인과 정부 간 인식 차이에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대만은 오는 2025년까지 자체 기술로 잠수함 8척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잠수함 건조 국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지난 2017년 공식 시작된 이 프로젝트의 투입 예산은 최대 160억달러(약 19조720억원)로 추산됐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CSBS는 최종 목표인 8척 중 1척을 인도할 계획으로 지난 2020년부터 방어형잠수함(IDS) 건조를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로이터통신은 이 프로젝트에 미국, 한국 등 7개국이 기술자 등 인력 지원과 관련 조언 제공 등으로 참여했다고 보도해 논란이 일었는데, 당시 청와대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국가 차원의 기술 지원은 없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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