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당 기업들의 주가는 지난달 9일부터 지난 3일까지 적게는 16.4%(HK이노엔)에서 많게는 94.7%(녹십자엠에스)까지 급등했다.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녹십자엠에스는 해당 기간 코스닥 전체 종목 가운데 상승률 5위다. 66.4%가 오른 미코바이오메드는 상승률 9위다. 하지만 이날 나란히 5~13%대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아직 유입 사례가 없는 우리나라의 긴장감도 높아졌다. 방역당국은 오는 8일부터 원숭이두창을 2급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2급 감염병은 확진자 발생 시 24시간 이내 방역당국에 신고해야 하는 등급이다. 유행세가 한풀 꺾인 코로나19도 현재 2급 감염병으로 분류돼 있다. 관련주로 꼽히는 기업들의 주가 변동폭 역시 이 같은 불안감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단순 행사 규모를 떠나 각사 파이프라인 및 플랫폼 등 기술력을 기반으로 파트너십을 모색, 업계 본연의 가치가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호재로 여겨진다. 때문에 최근 원숭이두창 테마 부각은 업계 입장에서 달가울 수 없다. 앞서 코로나19 확산 공포 속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나선 기업들에 쏠렸던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급변하면서 관련 없던 기업까지 시장의 싸늘한 시선을 피할 수 없었던 탓이다.
무엇보다 원숭이두창 관련주로 묶인 기업들이 실제로는 직접적인 사업 연관성이나 당장의 가시적 매출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점에서 업계 우려는 깊어지고 있다. 근거가 부족한 단기 테마성 이슈에 투기성 자금이 몰릴 경우 글로벌 행사에서 조명받은 업계 기술력의 가치가 퇴색될 수 있기 때문이다.
녹십자엠에스의 경우 과거 약독화 두창 백신 연구를 진행한 이력이 부각됐지만, 현재 백신 또는 치료제 개발 진행사항 또는 계획이 없는 상태다. 원숭이두창과 관련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지 않은 차백신연구소도 최근 부각된 급성B형간염 발생이 겹치며 급등한 사례로 분류된다. 파미셀은 천연두 치료 효과가 있는 항바이러스 약품 개발사에 핵심 중간체를 공급해 직접적 연관성은 없다.
미코바이오메드는 질병관리청과 공동특허를 획득한 원숭이두창 PCR(유전자증폭) 검사 진단시약을 최근까지 방역당국에 제공하면서 주목받았다. 하지만 아직 원숭이두창의 국내 유입이 없고, 코로나19와 달리 입국자 모두가 검사하지 않는 만큼 대규모 물량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에서 극적인 매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HK이노엔의 경우 원숭이두창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두창 백신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지만, 정작 정부는 원숭이두창에 효과성이 입증된 외산 3세대 두창 백신 도입을 준비 중이다. 도입 협의 품목은 덴마크 제약사 바바리안노르딕의 '진네오스'로 전 세계에서 유일한 원숭이두창 전용 백신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원숭이두창 관련주로 묶인 기업들 대부분이 코로나19 확산 당시 관련 테마에 포함됐던 기업들"이라며 "기업 입장에서도 기대할 만한 성과를 제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주가가 급등락하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 명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이 시장과 기업, 투자자 모두에게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