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장에서는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잘나가는 중소형주펀드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2.06.06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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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체력 탄탄한 중소형주 주목받아…"옥석가리기 주의해야"

"하락장에서는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잘나가는 중소형주펀드


국내 증시가 하락과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형주펀드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기초체력(펀더멘털)이 탄탄한 개별 중소형주들이 선전하고 있어서다. 다만 유사한 중소형주펀드라도 각 상품마다 구성종목·전략이 다른 만큼 옥석을 가려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6일 펀드평가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일 대표펀드 기준으로 '한국투자중소성장증권투자신탁 1(주식)(A)'의 3개월 수익률은 5.87%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이 -1.49%, 코스닥이 1.14%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우수한 성적이다.



'한국투자중소밸류증권자투자신탁(주식)(A)'과 '신영마라톤중소형주증권자투자신탁(주식)C형'도 각각 5.72%와 5.0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후 '키움작은거인증권자투자신탁 1[주식]Class A' 4.71%, 'KB중소형주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AClass' 3.68%, '신한중소형주알파증권자투자신탁[주식](종류A1)' 3.35% 순이다.

한국투자중소밸류증권자투자신탁(주식)(A)을 운용하는 김기백 한국투자신탁운용 매니저는 "기업의 성장성에만 집중하기 보다는 이익과 자본의 질이 좋은 기업들이 저평가됐을 때 이를 매입하고, 인플레이션 시기에 가격 전가력이 높은 기업들을 찾았다"며 "덕분에 시장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정에서 하락을 피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중소형주펀드들이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은 금리인상, 인플레이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증시 패러다임이 변했기 때문이다. 유동성이 풍부했던 시기에는 특정 테마, 섹터, 대형주 등으로 돈이 몰렸으나, 이제는 펀더멘털이 탄탄한 기업이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일까지 코스피 대형주 지수는 10.19% 하락했다. 반면 코스피 중형주 지수 5.63% 하락하고, 소형주지수는 0.62% 상승했다.

정용현 KB자산운용 밸류운용실장은 "시장에서 유동성이 빠져나가게 되면서 전반적인 수급 불안이 생기고, 특히 펀더멘털 대비 고평가를 받아왔던 기업들의 주가 하락폭이 커지게 됐다"며 "시장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도 펀더멘털을 유지 또는 상승시킬 수 있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사이에 수익률 편차가 커지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에도 거시경제 변수가 불확실한 만큼 중소형주들의 약진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성한 신한자산운용 알파운용센터장은 "대기업들이 경기 영향을 더 많이 받기 때문에 이같은 경기 상황이 지속되면 중소형주가 더 유리할 수 있다"며 "중소형주는 2000개가 넘는 다양한 업종의 종목들이 있기 때문에 종목 선택을 잘하게 될 경우 증시 환경이 좋지 않더라도 양호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소형주펀드 투자 시에는 '옥석 가리기'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아 강조했다. 증시 상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인 만큼 중소형주 내에서도 주가 차별화가 이뤄지고 있어서다.

또 중소형주 수가 많은 만큼 펀드들은 각각 다양한 종목들을 담고 있고, 유사한 펀드라고 해도 운용 전략에 따라 수익률이 천차만별이다.

3개월 수익률 5% 이상 중소형주 펀드들을 살펴보면 철강·금속, 운수장비, 금융업,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종목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 4월 기준 포트폴리오에서 겹치는 종목은 KSS해운 (8,160원 0.00%)세아제강 (136,400원 ▲400 +0.29%)뿐이다.

정 센터장은 "중소형주 펀드를 고를 때는 중장기 수익률이 안정적인지, 최근 어려운 증시환경에서도 수익률 방어가 잘되는지, 담당펀드매니저가 해당 펀드를 오래 운용한 매니저인지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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