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소속 연구원이 신약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신라젠
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항암 바이러스 전문기업 칼리비르 이뮤노테라퓨틱스는 지난달 23일 글로벌 제약사 로슈에 개발 중인 항암바이러스(OV)를 기술수출했다. 이번에 수출된 파이프라인은 전임상이 완료된 'VET™'(Vaccinia Enhand Template) 플랫폼 기술로, 구체적인 계약 규모는 양사 합의에 따라 비공개다. 회사는 앞서 지난 2020년에도 일본 아스텔라스와 최대 6억3400만달러(약 7860억원) 규모 항암 바이러스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신라젠이 개발 중인 항암바이러스는 크게 두 가지 기술로 나뉜다. 미국 글로벌 제약사인 리제네론과 공동 연구 중인 펙사벡과 회사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SJ-600' 플랫폼이다. 미국과 국내에서 신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 중인 펙사벡은 연내 임상 종료가 전망되며, SJ-600은 서울대 의과대학에서 전임상을 진행 중이다. 전임상 마무리 시점은 3분기 내로 전망된다.
특히 헬레나 최 칼리비르 대표는 신라젠 최고 비즈니스책임자(CBO), 스티븐 손 최고 과학책임자(CSO)은 제네릭스를 공동설립했던 인물이다. 제네릭스는 펙사벡의 원개발사이기도 하다. 회사의 주력 구성원들 대다수 역시 펙사벡 개발에 직접적으로 참여한 인원들이다. 두 기술자체가 완전히 동일하진 않지만, 그 특성과 근원이 유사한 만큼 칼리비르 기술수출 성과에 따른 기대감이 신라젠에도 반영되는 분위기다.
SJ-600은 상업화 측면에서 잠재력도 큰 편이다. 연구 파트너인 리제네론에 라이선스딜 우선권이 부여된 펙사벡과 달리, 모든 권리가 신라젠에 있다. 때문에 향후 계약에 따른 수혜를 온전히 입을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이번 칼리비르의 기술이전 사례와 같이 전임상 종료를 앞두고 있어, 계약시점 측면에서의 환경도 우호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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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5년 이후 항암바이러스 글로벌 기술이전 사례를 보면 총 13건 중 8건이 전임상 종료 이후 이뤄졌다"며 "신라젠이 기술수출이냐, 연구 확대를 두고 고민하겠지만 SJ-600 플랫폼 기술이 곧 전임상 종료를 앞두고 있고, 뿌리가 같은 기술이 잇따라 글로벌 파트너들로부터 인정받고 있다는 점은 신라젠 역시 계약 성과에 기대를 걸어볼 만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SJ-600 플랫폼 기술은 현재 신라젠의 최대대주주인 엠투엔이 과거부터 눈여겨 봤던 기술이다. 신라젠 인수 계약 체결 배경 역시 엠투엔의 미국 신약 개발 전문가들로 구성된 바이오사업 파트너 그린파이어바이오(GFB)가 SJ-600 플랫폼의 가능성을 높이산 것이 크게 작용했다. 신라젠 인수를 통해 본격적인 바이오사업 진출을 선언한 엠투엔은 지난 2월 한국거래소로부터 6개월의 개선기간을 부여받은 신라젠의 경영정상화 및 거래재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라젠 관계자는 "SJ-600 플랫폼 기술은 국내 연구진이 오랜기간 항암바이러스를 연구하며 축적해온 노하우의 결실"이라며 "향후 전임상 결과에 따라 개발 방향 또는 비지니스적인 측면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