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코인 2200만개는 106억, 1.3억개는 123억?…지급결제업계 고무줄 자산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2022.06.0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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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6월 초 157개 PG사에 '가상자산 연계 서비스 현황 및 계획서' 제출 공문발송

[단독] 코인 2200만개는 106억, 1.3억개는 123억?…지급결제업계 고무줄 자산


금융감독원이 최근 전자지급결제대행(PG)업체의 가상자산(암호화폐) 보유 현황 관련 전수 조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PG업체들의 코인 관련 서비스 내역이나 준비 현황 등을 보고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루나-테라' 사태가 촉발되기 전부터 일부 PG업체들이 코인을 지급결제 서비스에 연동하려는 움직임이 잦아지자 금융시장 연계 리스크를 점검하려는 취지에서다. 조사 당시 테라 공동창업자인 신현성씨의 PG업체 '차이코퍼레이션'은 가상자산 보유량을 '0' 이라고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전자지급결제대행업자 가상자산 보유 현황(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PG업체로 등록된 157개사 중 가상자산을 보유한 곳은 △카카오(클레이튼) △다날(페이코인) △카카오페이(클레이튼) △페이게이트(비트코인) △핑거(마이크레딧체인) △모인(비트코인, 비트코인캐시,비트코인골드,비트코인SV, 비트코인다이아몬드,이더리움) 등 6곳이다.



차이코퍼레이션은 보유 가상자산을 '0'으로 제출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당시 차이코퍼레이션은 (자체 보유한) 가상자산이 없어서 '0'이라고 제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이코퍼레이션은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와 신현성 차이홀드코 대표의 공동프로젝트로 가상자산을 활용한 간편결제프로젝트로 2018년 출범했다. 싱가포르 차이페이홀딩스 법인은 권 대표가 일부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마케팅 제휴의 일환으로 차이 앱에서 테라KRT(테라의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로 차이머니 충전까지도 했지만 지난 3월부터 서비스를 중단했다.

가상자산을 보유한 PG업체들은 가상자산 보유현황을 보고하고면서 가상자산 가치를 원가 또는 자체 회계 기준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6개 PG사가 보유한 전체 가상자산 총액은 468억원 규모다.


카카오의 경우 클레이튼을 2208만4724개 보유하고 있는데 가치를 106억원으로 책정했다. 반면 카카오페이는 1억3296만4990개의 클레이튼을 123억원어치라고 신고했다. 클레이튼에 대한 가치 평가가 차이가 난다.

다날의 경우 페이코인(1억4210만5917개)의 가치를 223억원으로 기록했다.

금감원이 전수 조사에 나선 시점은 '루나-테라'사태가 터지기 한달 남짓 전인 지난 3월이다. 금융당국측은 올들어 PG업체들이 줄줄이 가상자산 연계 지급결제 서비스 진출 검토를 선언하자 현황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자산을 보유하지 않은 업체 중에도 올초 KG이니시스가 가상자산 기반 지급결제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공시했다. 코나아이는 지난해 블록체인 플랫폼 '코나체인'을 만든데 이어 올해는 코인과 상품권 거래가 가능한 결제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금감원은 5월 말 '루나-테라'사태 후속조치로 157개 PG사에 가상자산 연계 지급결제 서비스 제공·준비 현황을 제출하라는 공문을 돌렸다.

테라가 지급 결제용 '스테이블 코인'을 표방한 만큼언제든지 제2, 제3의 사태로 번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리스크를 점검한다는 취지다. 코인을 포인트로 전환해 결제하거나 현금화할 수 있는 온라인 생태계를 꾸려온 밀크(밀크파트너스)와 싸이월드(싸이월드) 등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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