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회장은 글로벌세아(옛 세아상역)를 1986년 의류 제조 수출기업으로 설립해 영원무역, 한세실업 등을 제치고 글로벌 1위 의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업체로 성장시켰다. 타깃, 월마트, 콜스, 갭 등 탄탄한 글로벌 업체들을 고객사로 둔 덕분이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는 물론 중남미 지역에도 공장을 세워 생산 지역을 다변화했다. 코스타리카 및 인도네시아에 원사, 원단업체를 설립해 수직계열화를 통해 생산효율성을 높였다. 국내에서는 코스피상장사인 인디에프를 통해 트루젠, 조이너스, 꼼빠니아 등 중저가 브랜드를 영위하고 있다.
다만 인수 자금 마련이 관건이다. 글로벌세아는 태림포장그룹 인수 당시에도 약 7000억원에 달하는 인수대금 중 절반 이상을 외부자금으로 조달했다. 세아인베스트먼트(현재 세아상역에 흡수합병)가 산업은행을 통해 3800억원의 인수금융을 받고도 추가 차입에 나섰다. 인수가 마무리된 2020년 1월 기준 세아상역 및 자회사의 총 차입금 규모는 1조2000억원에 달했다. 한국신용평가는 당시 태림포장그룹 인수가 "대규모 외부 자금에 의존하는 펀딩 구조로 재무 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세아상역의 신용등급을 A2-에서 A3+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쌍용건설 인수도 수 천억원이 필요하다. 두바이투자청이 보유한 쌍용건설 지분(99.95%) 가치는 1000억원 수준이지만 수 천억원대 유상증자를 통해 회사 운영자금을 지원해야 한다. 구체적인 인수금액은 실사 과정을 거쳐 7~8월 말까지 양도계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글로벌세아그룹은 올해 태림페이퍼의 코스피시장 상장을 통해 현금을 조달할 예정이었지만 지난달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이 부진하면서 결국 상장을 철회했다. 지난해 세아상역의 별도 영업이익도 23% 감소한 1418억원으로 업계 2위였던 영원무역 별도 영업이익(1555억원)을 밑돌았다. 글로벌세아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50억원 수준이다. 글로벌세아 관계자는 "인수 자금 조달 여부나 인수 금액, 증자 규모 등은 아직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