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상장리츠 19개 중 16개 하락…증권가 "그래도 좋다"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2.06.0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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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상승 여파로 투자심리 악화…"실질적인 영향 적다"

5월 상장리츠 19개 중 16개 하락…증권가 "그래도 좋다"


5월 한달 동안 상장리츠 19개 중 16개가 하락했다. 승승장구 하던 상장리츠들도 금리상승의 여파를 피하지 못한 것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금리가 상장리츠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전히 투자 매력도가 높다는 분석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상장한 마스턴프리미어리츠 (2,845원 ▼5 -0.18%)를 제외하고 상장리츠 19개는 5월 들어 대부분 하락했다.



19개 중 하락을 면한 상장리츠는 모두투어리츠 (4,020원 ▼55 -1.35%), 신한알파리츠 (6,250원 ▼30 -0.48%), 롯데리츠 (3,175원 ▼25 -0.78%)다. 다만 모두투어리츠, 신한알파리츠, 롯데리츠의 수익률도 각각 0%, 0.25%, 1.35%에 그쳤다.

가장 많이 하락한 상장리츠는 에이리츠 (3,130원 ▼145 -4.43%)로 12.35% 떨어졌다. 케이탑리츠 (1,010원 ▼2 -0.20%)도 10.93% 떨어져 두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인플레이션 시대 투자처로 각광받았던 상장리츠들이 주춤한 것은 금리상승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기 때문이다. 상장리츠들은 부동산 투자 시 대주단을 꾸려 자금을 조달하는데 기준금리가 상승하면 자금 조달 금리도 오르고, 이로 인해 배당수익률 스프레드가 축소될 수 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상장리츠 주가가 약세인 것은 회기마다 발생하는 임대료 수익보다 담보대출 잔액이 크다는 점을 시장에서 인식했기 때문"이라며 "금리가 상승하면서 리츠의 영업환경이 나빠졌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과도한 우려는 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주요 상장리츠들의 잔여 대출 만기가 아직은 여유가 있고, 과거에도 금리 상승 시기에 상장리츠의 수익률은 견조했기 때문이다.


김선미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상장리츠 대부분이 고정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금리 인상이 금융비용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경우는 기존 부채 만기가 도래할 때 또는 신규로 부채를 일으킬 때로 한정된다"고 설명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시가총액 2500억원 이상 주요 상장 리츠 9개의 평균 잔여 대출 만기는 2.40년이다. 잔여 대출 만기가 가장 긴 리츠는 신한알파리츠(3.06년), 가장 짧은 리츠는 롯데리츠(0.72년)이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서울 프라임급 오피스 선순위 대출 금리가 3% 중후반에 육박하는 등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조달 금리가 크게 상승했으나 현재의 금리 수준이 유지된다는 보수적인 가정 하에서도 대부분 리츠의 이자비용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증가하는 것은 2024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배 연구원은 "상장리츠의 역사가 한국보다 긴 미국의 경우를 살펴보면 10회의 금리 상승기 동안 상장리츠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연도는 2018년 단 1회에 불과했다"며 "이는 상장리츠가 조달 비용 상승분을 임차인에게 효과적으로 전가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오피스와 물류센터 수요가 견조한 것 역시 상장리츠에 긍정적이다. 수요가 높은 만큼 상장리츠가 보유한 자산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임대료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강 연구원은 "금리 상승기에 배당가능이익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임대료 수익이 중요하다"며 "임대료 수익은 자산수급, 즉 임대율에 따라 결정되는데 2023년까지 서울 오피스 임차 면적은 공실에 비해 많을 것이고 임대료도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류센터의 경우 권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아직 수요가 견조하고,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 리테일의 경우 저점을 다지고 회복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상장리츠 시장이 이제 개화하고 있는 만큼 투자매력은 당분간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2017년 4개에 불과하던 상장리츠 개수는 20개로 증가했다. 지난 1월에는 공모리츠 인가 간소화, 연금저축펀드 투자 허용 등의 내용이 담긴 공모·상장리츠 활성화 방안이 나오기도 했다.

배 연구원은 "리츠는 금리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를 방어하고, 인플레이션 헤지가 가능하다"며 "정부의 정책적 지원, 기업들의 유동화 수단, 운용사들의 선호 증가로 리츠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섹터 전반적인 모멘텀 증가가 기대된다"고 했다.

실제로 이날 상장한 마스턴프리미어리츠는 시초가 대비 4.52% 오른 6010원에 거래를 마치며 아직 식지 않은 상장리츠 인기를 보여줬다. 시초가는 공모가(5000원) 대비 15% 오른 5750원에 형성됐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는 모(母)리츠를 상장하고 자(子)리츠를 통해 자산을 편입하는 모자리츠 구조로 △프랑스 아마존 물류센터(노르망디, 남프랑스) △인천 항동 스마트 물류센터 △프랑스 크리스탈파크 오피스를 기초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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