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의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Permission To Dance on Stage)’ 콘서트가 열린 지난 4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엘리전트 스타디움 앞에 마련된 한국관광공사 홍보 부스에서 외국인들이 한복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굴뚝 없는 산업'으로 불리는 관광은 코로나 위기탈출을 노리는 한국경제의 활로로도 꼽힌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207억불의 수출액을 기록한 관광산업은 반도체·자동차·석유제품·차 부품과 함께 5대 수출산업에 이름을 올린 중요한 먹거리다. 새 정부가 '관광으로 발전하는 대한민국'을 국정과제로 삼고 경제발전 동력으로 만들겠단 뜻을 내비친 이유다. 그렇다면 '포스트 코로나'를 앞둔 한국 관광시장은 주요 관광선진국과 비교해 얼마나 경쟁력을 갖추고 있을까.
당초 WEF는 관광경쟁력지수(The Travel & Tourism Competitiveness Index)를 활용했지만 이번 발표에서부터 TTDI(Travel&Tourism Developmetn Index)로 평가를 확대·개편했다. 코로나19로 급격하게 요동치는 시장 환경변화를 적극 반영하고, 지속가능한 관광으로 산업 전반의 체질을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단 판단에서다.
정광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존에는 국가 간 관광 경쟁우위를 가르는 데 집중했지만 이번 평가부턴 팬데믹으로 침체된 관광이 지속발전할 수 있는 동력이 무엇이고 이런 자원을 나라마다 얼마나 보유하고 또 발굴하고 있는지 초점을 맞췄다"면서 "이번 순위가 각 국의 관광시장 회복탄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20위권 국가 중 가장 큰 폭인 4계단이 상승한 한국의 순위는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탄탄한 디지털 환경에 '한류' 콘텐츠, 관광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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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수요 촉진요인 분야 하위부문인 '문화자원'에서 한국은 10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관광객들이 한국문화에 매력을 느끼고 즐길만한 콘텐츠가 많다는 뜻으로, 한류열풍과 연관이 깊단 분석이다. 마이스(MICE)나 유명기업의 수 등 관광 외적인 측면에서 한국 방문을 이끄는 요인인 '여가 외 자원'도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관광지속가능성 분야 내에서 11계단 상승한 22위를 기록한 '관광수요 압력과 영향' 부문의 선전도 긍정적이다. 관광 체류일수나 문화명소에 대한 관심집중, 지리적으로 관광객이 분산된 정도 등 질적 측면의 관광 경쟁력을 측정한 부문이란 점에서다. 또 팬데믹 이후 글로벌 관광업계 최대 화두인 디지털전환 부문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은 만큼, 새로운 관광시장 창출도 기대된단 분석이다
다만 서비스 기반이나 관광산업 노동경쟁력, 환경적 지속가능성은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부분으로 꼽힌다. 한국은 이번 평가에서 가격 경쟁력 부문이 2단계 떨어진 80위로 하위권을 기록했다. 호텔가격이나 렌트비, 유류비 등이 비싸단 뜻으로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요인이다. 인적자원과 노동시장 부문도 3단계 떨어진 34위에 그쳤다.
관광 거버넌스 끌어올려야전문가들은 이번 평가를 토대로 관광 거버넌스 전반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는 코로나 여파로 200만명대로 떨어진 연간 외국인관광객 수를 2025년까지 2500만명으로 늘리겠단 목표를 제시했지만, 여전히 관광정책 우선순위가 뒤떨어진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실제 이번 평가에서도 정부 예산지출 등을 평가하는 '관광정책 우선순위' 부문이 7계단 상승하긴 했지만, 여전히 73위로 관광선진국과 비교하면 다소 뒤처진 수준이다.
이번 평가를 종합분석한 정광민 연구위원은 "한국이 선진국과 견줘도 밀리지 않는 관광·문화 자원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앞으로 환경보호, 성불평등 해소, 사회안전망 확충 등 관광 외적인 분야까지 고려한 종합적인 관광 발전정책을 설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