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프릴·샤페론 상장심사승인…"보로노이 뜨면 분위기 바뀐다"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2.05.3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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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프릴·샤페론 상장심사승인…"보로노이 뜨면 분위기 바뀐다"


바이오 IPO(기업공개) 분위기가 바뀔까. 올해 IPO 시장에서 바이오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상장심사 승인도 쉽지 않다. 심사를 통과하더라도 공모시장에서 외면한다. 업계에선 이 정도로 바이오 IPO가 어려운 시기는 없었단 토로가 나온다.

최근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신약 개발 바이오가 잇따라 상장 심사를 통과했다. 또 대어급 바이오의 릴레이 등판도 앞두고 있다. 내달 공모에 돌입하는 신약 개발 회사 보로노이가 상장에 성공할 경우 바이오 IPO 기류가 달라질 수 있다.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에이프릴바이오, 샤페론이 나란히 한국거래소의 상장 심사 승인을 받았다. 두 회사 모두 신약 개발 바이오 벤처로 기술특례 상장에 도전하고 있다.

특히 에이프릴바이오의 경우 코스닥 상장위원회에서 미승인 판정을 받았지만 이후 시장위원회에서 극적으로 상장 심사를 통과했다. 상장위원회 미승인 이후 시장위원회 승인으로 상장 심사를 통과한 첫 사례로 의미가 있다. 지난해 11월 2일 상장예비심사 청구 이후 심사 승인까지 반년 이상 걸렸다.



샤페론은 올해 처음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바이오 기업으로 관심을 끌었다. IPO 시장에서 바이오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지난 1월 2일 상장 심사를 청구했다. 신약 개발 바이오 벤처로 심사를 청구한 지 5개월이 되지 않아 승인 받았다.

에이프릴바이오는 비상장일 때 덴마크 바이오 기업 룬드벡을 대상으로 5000억원 이상 규모의 기술이전에 성공했다. 업계에서 기술 경쟁력을 어느 정도 인정받고 있는 회사다.

샤페론은 비상장일 때 코로나19(COVID-19) 중증 치료제의 임상 3상 계획을 승인 받았다. 웬만한 상장 바이오도 쉽지 않은 성과다. 또 치매 치료제와 특발성폐섬유증 치료제를 각각 국전약품과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에 기술이전했다.


장외에서 일정 부분 성과를 확보한 신약 개발 바이오가 나란히 상장 심사를 통과하고 공모 시장 등판을 예고하면서 바이오 IPO 분위기가 살아날지 주목된다.

특히 다음달 공모에 나설 보로노이의 성패가 바이오 IPO 전반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관측된다. 보로노이는 지난 3월 시장의 박한 평가를 받고 한 차례 상장을 철회했다. 당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이 높았다.

만약 보로노이가 재도전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며 상장에 성공할 경우 후속 바이오 기업의 공모는 다소 부담을 덜 수 있다. 보로노이는 희망공모가밴드 하단 기준 기업가치가 5000억원을 넘는 대어급 바이오 벤처다. 보로노이의 성공이 바이오 IPO 분위기를 전환할 계기가 될 수 있다.

보로노이는 재도전에 성공하기 위해 공모 규모를 줄이고 기업가치를 낮추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 기존 주주의 보유 지분 70% 이상이 보호예수에 동참했다.

보로노이의 재도전 결과를 업계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상장 심사를 통과한 에이프릴바이오와 샤페론뿐 아니라 지난 4월 상장 심사 승인을 받은 국내 대표 의료 AI(인공지능) 기업 루닛도 증권신고서 제출 시기를 고민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장에서 느낄 때 올해 바이오 기업은 상장 심사를 통과하는 자체가 어렵단 인식이 있었다"며 "최근 에이프릴바이오가 상장위원회 미승인에도 불구하고 시장위원회에서 심사 승인을 받은데다 샤페론까지 심사를 통과하면서 바이오 IPO 분위기가 살아날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3월 시장의 투자 수요를 끌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상장을 철회한 보로노이가 다음달 공모에 성공한다면 그 자체로 바이오를 보는 시장의 시선이 달라졌단 의미로 볼 수 있다"며 "최근 여러 상장 바이오 기업의 주가가 바닥을 찍고 일부 반등한 시장 환경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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