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금융장세...성장주 지고 가치투자 뜬다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2022.05.30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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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금융장세...성장주 지고 가치투자 뜬다


금리인상에 따른 유동성 파티가 끝나자 가치주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미래 가치와 유동성의 힘으로 주가가 급등했던 성장주 대신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보이는 가치주가 투자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먼저 가치주 펀드는 요즘 같은 약세장에서도 꾸준한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30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가치주 펀드 중 최근 3개월간 수익률이 가장 높은 펀드는 한국투자중소밸류 펀드(4.44%)다. 이 펀드는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저평가된 국내 중소형 가치주를 발굴해 장기 투자하는 이른바 '중소형 가치주 펀드'다.

다음 한국투자거꾸로 펀드는 3개월 동안 4.20%의 수익을 냈다. KB밸류포커스(2.93%)와 KB연금가치주(2.74%)는 3% 가까운 수익률을 기록했다. KB밸류포커스 펀드는 올해로 출시 22년째가 된 장수 펀드다. 이 펀드는 기업가치 대비 저평가된 종목에 투자하는 KB자산운용의 간판 펀드다. 이들 펀드들은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2.64%)과 대비된다.



가치주 펀드로의 자금유입도 활발해지고 있다. 신영자산운용의 대표 가치주 펀드인 '신영밸류고배당 펀드'와 '신영마라톤 펀드'의 경우 3개월 사이 자금이 각각 241억원, 161억원이 유입됐다. 신영밸류고배당펀드는 가치주 중에서도 고배당주로 꼽히는 종목을 주로 골라 담는 상품이다.

또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대표 상품인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 펀드에도 3개월 동안 119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이 펀드는 국내 1등 기업에 선별 투자하는 국내 주식형펀드다. 2008년 설정 이후 14년째 저평가 기업에 장기투자하는 가치 투자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글로벌 긴축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게임과 인터넷 등 국내외 성장주를 편입한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은 급락하고 있다. 올해 들어 50% 가까이 가격이 하락한 ETF도 있다.


'TIGER KRX BBIG K-뉴딜 레버리지' ETF는 올 들어 지난 27일까지 49.55% 하락했다. 이 상품은 국내 증시의 대표 성장주인 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BBIG) 4개 업종 12개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를 2배 수익률로 추종한다.

트위터, 메타, 페이팔 등 미국의 대표 기술주 10개 종목에 투자하는 'KINDEX 미국IT인터넷 S&P' ETF도 41.81% 떨어졌다. 'KODEX 게임산업'(-40.82%), 'TIGER K게임'(-40.43%), 'HANARO Fn K-게임'(-39.82%), 'KBSTAR 게임테마'(-39.29%), 'TIGER KRX 인터넷 K-뉴딜'(-37.71%), 'TIGER KRX 게임 K-뉴딜'(-37.71%) 등도 줄줄이 40% 가량 떨어졌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동안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은 성장주 투자로 향했다"며 "하지만 연초이후 금리인상으로 성장주식펀드, 테크섹터주식 유형 등에서 투자가 줄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같은 약세장에선 배당을 많이 하는 상품에 주목하는 동시에 분산 및 가치 투자 원칙을 고수할 필요가 있다"며 "실제 이 같은 투자철학을 담은 펀드 상품은 하락장에서도 안정적 수익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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