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트랙쿨리뷰] 세븐틴, 야망의 경쾌한 협주 'Face the Sun'

머니투데이 한수진 기자 ize 기자 2022.05.30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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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사진제공=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야망(野望)은 크게 무엇을 이루어 보겠다는 희망을 뜻한다. 참 의욕적인 단어다. 인간이 성공으로 향하는데 있어 가장 필요한 감정이기도 하다. 이 두 글자가 주는 느낌이 노골적이다가도, 삶을 향한 그 강한 의욕이 참 매혹적이다. 세븐틴이 지난 27일 내놓은 정규 4집 'Face the Sun(페이스 더 선)'는 이 야망 속 열정을 눌러 담은 앨범이다. 강렬한 멜로디, 보다 대담한 가사는 타격감 있게 귓가를 순식간에 매료한다.

'Face the Sun'은 첫 번째 트랙 'Darl+ing(달링)'으로 시작해 끝곡 'Ash(애쉬)'까지 총 9곡이 수록됐고, 타이틀곡은 2번 트랙 'HOT(핫)'이다. 세븐틴이 자신들의 야망과 대면하며 꺼내든 노래들이다. 세븐틴은 'Face the Sun'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그림자를 이겨내고 강인한 존재로 거듭나는 과정"이라고. 그래서 수록곡들은 강약의 조화로 다양한 감정선을 품고 있다. 그렇게 그들은 누구나 한번쯤은 겪어봤을 감정의 기저를 담은 소리들로 청자의 마음을 파고든다. '미쳐도 좋다'(DON QUIXOTE)는 마음으로 '태양을 향해 불붙인'(HOT) 야망 속 타버린 열정 앞에 '방주를 새롭게 지어'(Ash) 또 다른 야망의 길로 나아간다.



지난 2015년 데뷔한 세븐틴은 어느 덧 8년 차에 접어든 그룹이다. 에스쿱스, 정한, 조슈아, 준, 호시, 원우, 우지, 디에잇, 민규, 도겸, 승관, 버논, 디노 총 13명의 다인원 그룹으로 출사표를 던진 이들은 오랜 세월 동안 이탈자 없이 여전히 원멤버들이 함께 노래한다. 13명이서 한 마음으로 10년 가까이 함께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허나 쉽지 않은 이 길 앞에서 멤버들은 자신들의 결집력을 과시하지 않는다. 당연한 듯 존재하며, 그 위로 결속을 얹어 발전을 거듭한다. 그런 차원에서 이번 정규 4집은 더욱 의미가 크다. 재계약 이후 처음 내놓는 앨범이자, 새 출발선 앞에 새로운 다짐을 실어넣었기 때문. 지금 이들의 다짐은 함께하는 것에 대한 안주나 안식이 아닌 더 오랜 시간을 함께할 날을 위한 도약이다.

사진제공=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사진제공=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Face the Sun'은 멤버 모두의 내면에 있는 고민을 담아냈고, 이러한 과정을 거쳐 더욱 강인한 존재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다. 세븐틴은 그간 '청량돌'로 불릴 만큼 밝고 경쾌한 노래들로 사랑받았다. 하지만 'Face the Sun'은 기존의 세븐틴을 대표하던 노래들과는 좀 결이 다르다. 야망에 대해 보다 노골적이며, 이를 운집하는 멜로디는 폭발력 있다. 타이틀곡 'HOT'을 비롯해 'DON QUIXOTE(돈키호테)' 'March(마치)' 'Ash' 등 상당수 곡들에서 에너제틱한 음율이 진하게 묻어난다. 허나 기존 세븐틴의 매력을 담아낸 밝고 경쾌한 곡도 있고, 감성적인 노래들도 섞어 무거울 수 있는 감상을 다소 덜어낸다.

이 앨범에서 무엇보다 눈여겨볼 노래는 역시 타이틀곡 'HOT'이다. 힙합 장르에 웨스턴 기타 사운드를 섞어 역동적인 음율을 완성했다. 묵직하고 열정적인 정체성을 보여 줌과 동시에 강한 의지까지 드러낸 이 노래는 멜로디부터 가창, 자잘한 사운드 소스까지 전반적으로 힘이 세다. 세븐틴의 지난 노래들과도 차별적이며, 야망에 대해 들뜨기보단 비장하다. 때문에 꽂히는 감상이 여느 댄스곡들처럼 가볍지 않다. 멤버들의 비장한 목소리로 메시지에 집중하게 하고, 진중한 멜로디로 설득력을 부여한다.

내면에 자리한 두려움에 맞서는 세븐틴의 목소리는 태양처럼 뜨겁다. 세븐틴은 태양을 이번 앨범의 키워드로 삼은 이유에 대해 "열정적인 정체성과 이번 앨범을 통해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가 태양과 맞닿았다"고 설명한다. 이들의 야망은 태양에 닿는 것이 아닌, 태양이 되는 것이다.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이카루스는 태양에 다가가려다가 비극을 맞았다. 허나 이미 태양과 같은 온도를 지닌 이는 불타지 않는다. 세븐틴은 'Face the Sun'은 녹지 않는 태양의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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