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봉합 못하고 또 파열음 박지현·윤호중..."민주당 초비상"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22.05.28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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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강북구 수유역 앞에서 이순희 강북구청장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2022.05.26.[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강북구 수유역 앞에서 이순희 강북구청장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2022.05.26.


더불어민주당이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과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갈등 봉합에 실패했다. 박 위원장의 사과로 봉합 수순에 돌입할 것으로 보였지만 윤 위원장이 박 위원장의 쇄신안을 거부하면서 다시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박 위원장은 27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에게 공동유세문을 발표하자고 요청드렸지만 결과적으로 거부당했다"며 이날 오후로 예정됐던 인천 유세 현장 불참 의사를 밝혔다.

앞서 자신이 주장한 86용퇴론(80년대 학번·60년대생) 등 당 쇄신안을 두고 당이 내홍을 빚은 것과 관련해 "일선에서 열심히 뛰고 계시는 민주당 후보들께 정중하게 사과드린다. 특히 마음 상하셨을 윤 위원장께 사과드린다"고 공식 사과한지 5시간여만이다.



비슷한 시간 윤 위원장은 이날 인천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박 위원장의 사과문에 대해 "고심을 많이 한 것 같다. 완전한 사람은 없으니 서로 더 많이 노력해서 발전했으면 좋겠다"며 "저희는 다 하나가 되기로 했다"고 했다.

표면적으론 박 위원장의 사과를 윤 위원장이 수용한 모양새를 갖춰졌지만 윤 위원장이 박 위원장의 쇄신안 제안을 사실상 받아들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박 위원장이 당 지도부에 혁신위원장 자리를 요구하면서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에 따르면 박 위원장이 윤 위원장에게 민주당 혁신위원장 자리를 요구하는 등 자신이 제시한 쇄신안과 세대교체 등을 약속해 달라고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26일 서울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신촌점 유플렉스 앞에서 서울시장 후보 지원유세에 앞서 이마를 만지고 있다. 있다. 2022.05.26.[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26일 서울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신촌점 유플렉스 앞에서 서울시장 후보 지원유세에 앞서 이마를 만지고 있다. 있다. 2022.05.26.
당내 선거를 이끌고 있는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 측의 중재도 있었지만 결국 수포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박 위원장은 자신이 제안한 공동유세문에 대해 "'더 젊은 민주당, 더 엄격한 민주당, 약속을 지키는 민주당, 폭력적 팬덤과 결별한 민주당, 미래를 준비하는 민주당' 등 5대 쇄신과제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며 "기성정치인들이 새 희망을 가꾸려는 청년 정치를 지원하기 위한 시스템을 철저히 갖추겠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고 전했다.

그동안 자신의 주장해온 86용퇴론을 포함해 강경 지지층을 비판하는 이른바 팬덤 정치와의 결별 등이 모두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박 위원장은 "윤 위원장과 협의를 진행했지만, 결과적으로 거부당했다"며 "불가피하게 인천 집중 유세에 참석하지 못하고 차를 돌렸다. 많이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윤 위원장은 박 위원장의 인천 집중 유세 불참에 대해 "아마 도착 시간을 맞추지 못한 것 같다"고 에둘러 설명했다.

결국 민주당은 두 위원장의 갈등 국면에서 '6·1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선거를 코앞에 두고 터진 대형 악재를 수습하기 위해 이번 주말에 지도부 회동을 비롯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관계자는 "선거를 앞두고 갈등이 봉합될 줄 알았는데 여전히 두 위원장의 입장차가 큰 것 같다"며 "주말에 양측에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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