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2조 수익낸 K-금융, 금융당국 지원사격 통했다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22.05.30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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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금융강국 코리아]<1>-③금융당국 물밑 지원도 '한몫'

편집자주 코로나19 확산은 금융산업에 역사상 가장 큰 변화를 몰고 왔다. 오프라인·대면 중심 영업 활동은 급격히 위축됐다. 대신 디지털 플랫폼이 대세가 됐다. 국내 은행의 해외 거점인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에서도 낙후된 금융 인프라의 빈자리를 온라인·디지털 서비스가 빠르게 채우고 있다. 디지털에 강점을 지닌 'K-금융'엔 글로벌 리딩금융그룹 위상 강화를 꾀할 수 있는 기회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국내 금융회사들의 해외 시장 공략 전략을 현지에서 생생히 전달한다.

해외에서 2조 수익낸 K-금융, 금융당국 지원사격 통했다


'K-금융'이 지난해 해외영토에서 2조원의 순이익을 냈다.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위기를 '디지털 전환'이라는 기회로 만들며 가파르게 성장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진출 확대에는 금융당국의 물밑 지원도 한몫했다.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 보험, 증권사의 해외점포가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은 15억6170만달러(1조9630억원)에 이른다. 전년보다 63.9% 성장한 수준이다.



K-금융 진출의 선봉에는 은행이 있다. 지난해말 기준 국내은행의 해외점포는 39개국, 204곳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200곳을 넘어섰다. 베트남, 인도, 미얀마,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신남방 국가가 전체 해외점포의 42.6%를 차지한다.

지난해 국내 은행의 해외점포는 전년과 비교해 62.1% 증가한 11억6500만달러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지난해 국내은행이 낸 총 당기순이익의 8.2%를 해외에서 거뒀다. 국가별로는 △캄보디아 2억9000만달러 △홍콩 2억1400만달러 △베트남 1억7200만달러 순으로 순이익이 컸다.



은행의 해외점포 자산은 1832억2000만달러(230조124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가 늘었다. 저금리 상황에서 대출 자산 비중이 크게 늘었다. 국내은행 자산의 6.7%가 해외에 있는 셈이다.

보험사도 생명보험사 4곳와 손해보험사 7곳이 11개국, 38곳의 해외점포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에는 신한생명이 베트남에, 코리안리와 DB손보가 미국에 해외에 신규 점포를 냈다. 해외에서 운영 중인 보험사의 자산은 지난해말 기준 65억6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1.3%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9080만달러로 전년과 비교해 2배가량 증가했다.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영업위축에도 불구하고, 주요 점포의 보험료 수입 증가로 이익이 크게 늘었다. 특히 손해보험사의 해외점포 영업이 호조를 보였다는 평가다.


해외 진출 국내 금융회사는 디지털 전환에 힘을 쏟고 있다. 인터넷·모바일뱅킹뿐만 아니라 금융 플랫폼의 역할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플랫폼이 주목을 받으면서 디지털 전환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금융당국도 다양한 방식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현지 금융당국의 규제, 인허가 과정에서 도움을 주고 있다. 올해 초 개정 발간한 '중국의 금융업 감독제도 편람'에는 비은행 지급결제, 인슈어테크(insurance+tech), 중국내 핀테크 현황 등 디지털 금융 정보가 추가됐다. 중국에는 국내 금융사 점포 60개가 진출해 있다.

금감원과 해외 진출 금융회사는 정기적으로 간담회를 통해 정보와 어려움 등을 공유한다. 금융당국은 논의된 내용을 현지 사무소 등을 통해 해외 감독기관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 26일 열린 간담회에는 캄보디아와 베트남에 진출한 금융회사가 각각 15곳, 25곳이 참석했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현지 인허가 문제 등이 논의됐다. 디지털 금융 진출과정에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인허가 등도 논의 대상 중 하나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 금융사의 요청으로 해외 사무소나 금융당국간 실무협의 등을 통해 중국에서 규제를 폐지한 경우도 있다"며 "올해는 싱가포르의 금융업 현황과 규제 등을 담은 편람을 신규로 발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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