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서울 시내의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 모습. 2022.3.11/뉴스1
지난 26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혼합형(5년 고정형) 금리는 연 4.16~6.41%, 변동형은 연 3.55~5.25%다. 당장의 원리금 부담을 줄이려고 금리가 싼 변동형을 선택하는 차주들이 여전히 많다. 한국은행 '가계신용' 통계를 보면 지난 3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1752조7000억원)의 77%가 변동금리다. 3월에 은행들이 신규로 취급한 대출 중 변동금리 비중은 80.5%에 달했다.
28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오는 31일부터 고정금리(혼합형) 주택담보대출 우대금리를 최대 1.20%에서 1.40%로 0.20%포인트(p) 인상한다. 반면, 변동금리 주담대 우대금리는 최대 1.20%에서 1.00%로 0.20%포인트 내린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0.20%p 낮추고, 변동형은 0.20%p 올리는 셈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금리 상승기 이자 부담 경감을 위해 고정(혼합)금리 우대한도를 확대하는 것"이라고 했다.
KB국민은행도 지난 4월 시행 후 오는 31일까지 적용했던 대출금리 인하 기간을 재연장하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앞서 지난 4월5일부터 변동형 주담대 상품 금리를 0.15%포인트, 고정형(혼합형)의 경우 0.45%포인트 인하했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를 변동금리 상품보다 더 내린 것이다. 아울러 전세대출도 상품별로 0.25~0.55%포인트 내렸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실수요자들의 금융 부담 경감을 위해 주택담보·전세자금대출 한시적 금리 인하의 운영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의 대출금리 인하 연장은 금리 상승과 자산시장 침체로 줄고 있는 가계대출 영업 차원의 마케팅이기도 하다.
우리은행도 지난 12일부터 고정형 주담대인 5년 변동금리 상품을 0.4%포인트(p)씩 내렸다. 대상 상품은 우리아파트론, 우리부동산론, 우리WON주택대출 등이다. 신규로 대출받거나 대출 기간을 연장하는 고객 모두에게 적용한다.
금융채 5년물을 준거금리로 5년마다 금리가 바뀌는 5년 변동금리 주담대는 금리 변동주기가 고정형(혼합형·금융채 5년물)보다 길어 사실상 고정금리 대출에 더 가깝다. 시중은행 고정형 주담대는 5년 금리 고정 후엔 6개월마다 금리가 바뀐다. 변동금리 주담대의 경우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 연동해 6개월이나 12개월 주기로 금리가 더 빨리 변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5년 변동금리 주담대는 고정금리 성격인데 일반 변동금리 대출보다 금리가 높아 고객들이 당장 싼 금리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며 "5년 변동금리 대출의 가산금리를 줄이는 방식으로 금리를 낮춘 것"이라고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말까지 한은이 기준금리를 몇 차례 더 올리면 대출금리는 앞으로 계속 올라갈 것"이라며 "이자 부담을 어떻게 줄일지 상황에 맞게 꼼꼼히 따져보고 대출금리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