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49년차 빌라 8억→12.7억…서울 집값 들썩? 거래량 보니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조성준 기자 2022.05.27 16:49
글자크기
용산 49년차 빌라 8억→12.7억…서울 집값 들썩? 거래량 보니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용산국제업무지구 등 개발 호재로 용산 집값이 들썩이면서 서울 집값 상승률을 견인하고 있다. 다만 호가만 뛰거나 일부 신고가 거래 수준에 그치는 등 거래량이 적어 서울 전체적으로 집값이 올랐다고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용산 집값 한 달 만에 0.03→0.3%대로…상승세는 '글쎄'
27일 KB부동산이 발표한 주간KB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2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일주일 동안 0.05% 올랐다. 올해 3월 0.01~0.02% 상승하며 보합권에 머물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커졌다.



이는 용산구 아파트값이 0.31%로 크게 오른 영향이다. 용산구 집값 상승률은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0.03~0.08% 수준이었으나 중순부터 0.1%대로 올랐고, 이달에는 0.2%대에 안착했다. 이어 이번주에는 0.3%대에 들어섰다.

용산구를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하는 추세지만 상승이 멈추거나(성북·서대문구) 하락(노원구 -0.03%)한 지역도 있는 만큼 서울 전반적으로 집값이 상승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태라는 지적이다. 용산의 경우에도 일부 신고가를 기록하는 거래가 나오고 있지만 거래량 자체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대폭 떨어진 만큼 실질적인 집값 상승세에 올라 탔다고 해석하기에는 이르다는 것이다.



용산역과 삼각지역, 효창공원앞역 사이에 있는 '용산e편한세상' 전용 84㎡는 지난달 1일 21억원에 신고가를 썼다. 직전 거래인 3월 18억4000만원 대비 2억6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호가는 1억원 더 얹어진 22억원까지 부르고 있다. 재건축을 추진 중인 이촌동 한강맨션 전용 87㎡는 지난달 26일 38억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3월 25억원과 비교하면 13억원 상승했다.

빌라 가격은 상승폭이 더 높다. 1974년 입주해 올해로 49년차인 이촌동 삼양 전용 78㎡는 지난달 5일 12억7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직전 거래인 2019년 12월 5억2000만원 대비 2배 넘게 뛴 가격이다. 이 빌라는 용산국제업무지구와 가깝고 한강을 바라보고 있는 위치로 추후 재개발 등 개발 호재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2019년 거래는 특수거래였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비슷한 면적의 실제 시세는 8억원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2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기업인들과 함께 중소기업중앙회 창립 60주년 기념떡을 자르고 있다. /사진=뉴스1(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2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기업인들과 함께 중소기업중앙회 창립 60주년 기념떡을 자르고 있다. /사진=뉴스1(대통령실사진기자단)
신고가 거래 있지만 거래량은 7분의 1 수준…"집주인-매수자 줄타기 중"
이렇듯 일부 신고가 거래가 나타나긴 했으나 거래량은 미미한 편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5월 용산구 아파트·단독·다가구·다세대 등 부동산 거래량은 4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25건과 비교하면 7분의 1 수준이다.

용산구 한강로 소재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매수문의는 있지만 거래로는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지금 거래되는 건 급매로 나오는 것으로, 집주인들도 호가를 올려놓고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근 또 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도 "용산의 70% 정도가 개발 예정지인데다 나머지 지역도 추가 개발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집주인들이 호가를 내리지 않고 버티고 있다"며 "더 이상은 못 깎아준다는 입장인데 사려는 사람들 역시 언젠가는 내릴 것으로 보다보니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 집값이 오르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상되면서 당분간 부동산 거래는 더욱 이뤄지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전날 기준금리를 연 1.5%에서 1.75%로 올렸고 연말까지 두 세차례 추가 인상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가 연말 2.5%까지 오르면 차주 1인당 연간 이자부담액은 1년 4개월 만에 약 128만8000원 불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원은 "집을 사기 어려운 조건이 지속되면서 매매량이 늘어나기 어려운 상태"라며 "거래량은 감소하고 일부 신고가에 거래되는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