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중국은 오로지 중국 편이다

머니투데이 윤병훈 뉴미디어본부 전무 2022.05.2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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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방순 <어느 육군 장교의 중국 체험 보고서>

임방순 지음 오색필통 출판.임방순 지음 오색필통 출판.


'미국과 북한을 심판할 국제사회'는 없다
공전의 흥행을 기록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보다 더 극적인 전개와 결말을 보여준 20대 대선이었다. 누구에게는 희극으로, 다른 누구에게는 비극으로 막을 내린 결말에는 2,30대 젊은층의 '반중정서'가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한국의 역대 대통령선거에서 거의 모든 정당과 후보들은 '반(친)미, 반(친)일, 반(친)중'정서를 이슈화 하여 표 모으기에 활용해 왔었고, 그것이 선거의 기류를 바꾸거나 결과에 작용해 왔다. 이번에는 '반중'이 이슈가 되었다. 대선 한 달 앞서 조선일보가 칸타코리아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반중 감정이 이념 성향, 지지 정당을 가리지 않고 광범위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20~30대의 반중 감정이 두드러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7월이면 한중수교 30주년이 된다. 그 사이 중국이 우리 삶과 안보, 그리고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다른 어떤 주변국보다 더 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한중관계가 많이 훼손되어 있으며, 이 상태가 미중 간 전략적 경쟁의 틈바구니 속에서 상당 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는 사실이 많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어느 육군 장교의 중국 체험 보고서>는 주중 한국대사관 육군무관을 역임한 육군 장교의 중국 체험과 관찰을 담아낸 일종의 중국 연구서와 같은 책이다. 저자 임방순은 "한국인들이 중국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한국의 젊은이들의 반중정서가 우려스럽다."는 깨달음에서 이 책을 발간하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갈수록 날카로워지는 미·중 갈등 속에서 우리는 우리가 처한 외교 현실과 중국을 보다 냉정하게 바라보고 이성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개인적으로 중국을 싫어할 수는 있지만, 집단적 혐오와 갈등 유발은 배척해야 하며, 거세어져만 가는 미중 간 경쟁의 틈새에 끼어 일방적으로 피해를 받고 생존의 위기에까지 내몰리게 되는 상황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저자의 절박한 생각이 행간에 담겨있다.

임방순은 또한 '미국과 북한을 심판할 국제사회'는 없다고 잘라 말한다. 북한이 룰을 어긴다고 북한을 군사공격 할 수 없듯이, 미국이 약속을 어겼다고 이를 바로잡을 방법(심판)이 없다는 것이다. 남북문제는 베트남 방식으로 통일되든가 독일식으로 통일되든가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로 결정되어야 끝나는 상황이라며 평화는 중간과정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중국은 북한 편도, 한국 편도 아니다. 중국은 오로지 중국 편이다. 중국은 자기 이익에 충실할 뿐이다. 그 이익이 우리와 일치해야 우리 편인 것이다. 바로 이 지점이 중국을 이해하는 출발점이다."(머리말 중)


외교에 있어서는 상대국가와의 친소관계를 떠나 그 행동의 배경과 맥락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극단적 충돌을 피하고 관계 개선의 여지를 만들 수 있다. <어느 육군 장교의 중국 체험 보고서>에는 한국이 미중 간 전략적 경쟁이라는 구조적 위험과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고, 극도로 고조된 반중 정서를 해체하여 역내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통일을 향한 발걸음에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하는 저자의 간절함이 담겨 있다.

저자 임방순(사진 왼쪽)과 중국국방부 파트너.저자 임방순(사진 왼쪽)과 중국국방부 파트너.
임방순
현재 국립인천대학교 비전임 교수
1981년 육군사관학교 졸업, 1990년 대만 육군학원 수료
1993년~1995년 국방정보본부 중국담당자
2002년~2004년 주중 한국대사관 육군무관
2014년 북한대학원대학교 박사 (학위논문: 중국의 대북한 원조에 관한 연구)

윤병훈 머니투데이 뉴미디어본부 전무.윤병훈 머니투데이 뉴미디어본부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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