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는 곧 기둥, 나이들면 약해지고 건물 무너져… 확실한 예방법은?

머니투데이 조보영 연세바른병원 대표원장(신경외과전문의·의학박사) 2022.05.28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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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시대의 건강관리 '건(健)테크' (50) 척추 건강 관리

편집자주 머니투데이가 고령화시대의 건강관리 '건(健)테크'를 연재합니다. 100세 고령화 시대 건강관리 팁을 전달하겠습니다.

조보영 연세바른병원 대표원장조보영 연세바른병원 대표원장


건물을 오래 사용하다 보면 낡고 약해지기 마련이다. 벽이나 바닥에 작은 균열이 생기기도 하고 누수 같은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오래된 건물은 곳곳에 여러 가지 문제들이 생길 수 있지만, 제때 정비하고 수리하면 심각한 문제 없이 오래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기둥이 약해지는 것은 큰 문제다. 건물을 받치고 있는 기둥이 시간이 지날수록 낡고 약해져 건물의 하중을 견딜 수 없게 되면 크고 높은 건물도 순식간에 허물어질 수 있다.

우리 몸의 기둥은 척추다. 정확히 말하면 척추와 척추의 주변 조직이다. 척추는 몸의 무게를 버티며 몸을 꼿꼿하게 서게 한다. 척추 주변의 근육이나 인대는 여러 개로 이루어진 척추뼈가 흔들리지 않도록 튼튼하게 지지한다. 다만, 사람의 몸도 건물과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날수록, 과하게 사용할수록 점점 약해진다. 뼈는 약해지고 근육은 줄어들며 인대는 힘을 잃게 된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허리가 굽고, 뼈의 골밀도가 낮아져 작은 충격에도 척추뼈가 주저앉기도 한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척추가 약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평소 관리만 잘 한다면 튼튼한 척추를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 먼저 척추뼈 건강을 위해 골다공증을 예방해야 한다. 골다공증은, 쉽게 말하면 뼈에 구멍이 숭숭 생기며 강도가 약해지는 질환이다. 폐경 이후 여성의 경우 호르몬 변화로 골다공증 위험이 크게 증가하므로 주기적으로 골밀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물론 남성이라도 나이가 많다면 위험하다.

골다공증은 평소 생활습관을 통해 관리할 수 있다. 먼저, 가벼운 산책 같은 적당한 야외활동을 통해 비타민D 생성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타민D는 칼슘이 몸에 흡수되는 것을 돕는다. 야외활동이 부족한 경우 약이나 주사 같은 비타민D 보조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음식은 가급적 싱겁게 먹어야 하며 다양한 영양섭취와 꾸준한 운동을 통해 뼈를 발달시켜야 한다.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한 식단이 좋다. 술과 담배, 카페인 음료는 가급적 줄이거나 끊는 것이 좋다.



척추 주변 근육은 꾸준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튼튼함을 유지해야 한다. 근육이 튼튼해야 몸의 기둥인 척추를 더 강하게 지지해줄 수 있다. 운동을 통해 체중관리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몸무게가 늘어나면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이 늘어나 척추를 지속적으로 약하게 만든다. 특히 뱃살은 몸의 중심을 앞으로 쏠리게 해서 상체를 뒤로 젖히는 자세를 만들기 때문에 허리에 큰 부담을 준다.

몸에서 가장 기본이 되면서 중요한 근육을 코어근육이라고 한다. 인체의 중심부, 즉 척추와 골반, 엉덩이, 복부를 지탱하는 근육이다. 코어근육이 튼튼하면 나이가 들어도 곧고 바른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 반대로 약하면 허리디스크 같은 척추질환이나 만성적인 허리통증 위험이 커진다.

코어근육 강화에 가장 쉽고 좋은 운동이 플랭크 운동이다. 운동법은 △엎드려서 팔꿈치를 90도로 만든 후에 △어깨부터 허리, 다리, 발목까지 1자로 반듯하게 유지하면 된다. 무리하지 말고 본인 체력에 맞는 시간으로 시작해서 매일 꾸준히 하며 점점 시간을 늘려 가는 것이 좋다. 한 번에 오래 하려고 무리하기보다는 짧게 하더라도 자주 반복하면서 시간을 늘려 가는 것이 효과적이다.


척추뼈가 흔들리지 않도록 잡아주는 인대의 건강 관리도 중요하다. 나이가 들며 인대가 느슨해지면 척추를 안정적으로 잡아주지 못해 굽거나 흔들리게 된다. 이는 만성적이고 반복적인 허리 통증을 유발하며 척추를 점점 더 약해지게 만든다. 인대 건강을 관리하는 방법으로는 프롤로테라피를 고려해볼 수 있다. 약해진 인대를 재생시키고 두껍게 만들어주는 주사 치료법이다.

프롤로테라피는 흔히 '뼈주사'라고 불리는 스테로이드 주사와는 달리, 고농도의 포도당을 이용해 자연 재생을 돕는 주사치료다.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 치료를 받으면 여러 차례 주사를 맞더라도 심각한 부작용은 거의 없다. 다만, 인대가 재생되며 약간의 통증이 느껴질 수 있다. 환자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2~4주 간격으로 1년에 6회, 많게는 8회 정도의 치료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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