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26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우리나라 기준금리를 연 1.5%에서 1.75%로 0.25%포인트(p) 인상을 결정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달 연속 조정한 건 지난 2007년 8월 이후 14년 9개월 만이다. 소비자물가 전망치는 종전 3.1%에서 4.5%로, 내년 전망치는 2.0%에서 2.9%로 큰 폭으로 올렸다. 경제성장률(GDP) 전망치는 2.7%로 0.3%p 낮췄으며 올해 물가상승률은 4.5%로 1.4%p 대폭 수정했다. 2022.5.26/뉴스1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26일 주재한 '경제관계차관회의'에서 "다음주 발표될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월 수준을 넘어 5% 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정부가 이달 5% 대 물가 상승을 예고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5% 대 물가상승은 2008년 9월(5.1%) 이후 약 14년 만이다. 이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기준금리 인상(1.50→1.75%)을 결정한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직후 "물가상승률은 당분간 5% 이상 높아지고 내년 초에도 4%, 3%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최근 대외 여건을 고려하면 물가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는 점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 장기화로 서부텍사스유(WTI) 기준 국제유가는 전날 기준 배럴당 110달러를 넘어선 상태다. 밀가루·옥수수·알루미늄 등 원자재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서비스 수요 상승까지 겹치며 외식물가도 급등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물가상승률이 6%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6%대 물가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1월(6.8%)이 마지막으로 약 24년 만이다. 이날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유가 상승 압력 등 대외 여건을 고려하면 5%대 물가상승률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진 것에 비해 지난해 6~7월 물가가 2%대였던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6%대 상승률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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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인 생산자물가가 17개월 연속 오르고 있다는 점이 이러한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9.2% 올라 통계 작성 이래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통상 생산자물가가 2~3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점을 고려하면 물가 오름세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달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전년 대비 3.3% 오르며 약 10년 만에 최대폭 뛰었다. 기대인플레이션은 임금과 상품 가격 등에 반영돼 실제 물가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