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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부동의 1위' 더 단단해졌다…수요 약세에도 낸드 점유율 늘어

머니투데이 오문영 기자 2022.05.2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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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부동의 1위' 더 단단해졌다…수요 약세에도 낸드 점유율 늘어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을 때는 1위 업체 주문이 유지되고 후순위 업체들의 주문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만 1위 업체의 기술력이 우위에 있을 때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삼성전자 (63,900원 ▲400 +0.63%)가 올해 1분기 낸드플래시 시장의 수요 약세 속에서도 선전했다. 상위 3개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직전 분기 대비 매출 성장을 이뤄냈고 시장 점유율도 늘렸다. 최근 미국과 일본 업체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여전히 독보적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오는 배경이다.

글로벌 낸드시장 매출 3%↓…삼성전자, 수요 약세에도 성장
26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낸드플래시 매출은 직전 분기보다 3% 감소한 179억2000만달러(약 2조7046억원)를 기록했다. 전 분기와 비교해 비트 단위 출하량은 9% 늘었고 ASP(평균판매가격)은 2% 하락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전통적 비수기 영향으로 IT(정보통신)기기 소비가 줄어든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주력 제품이 128단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일부 시장이 공급 과잉을 겪은 점도 일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시장 역성장 속에서도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액은 63억2000만 달러(약 8조137억원)로 직전 분기 대비 3.4% 올랐다. 1분기 기준 시장 점유율도 35.3%를 기록했다. 전 분기(33.1%) 대비 2.2%p(포인트) 늘어난 규모다.

시장 2·3위인 일본 키옥시아와 SK하이닉스는 전분기 대비 매출이 감소했다.

키옥시아는 올해 1분기 낸드사업에서 33억8450만 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4.5% 감소했다. 점유율도 19.2%에서 18.9%로 0.3%포인트 하락했다. SK하이닉스와 자회사 솔리다임의 올해 1분기 낸드 사업 합산 매출액은 전 분기 매출 대비 10.7% 감소한 32억2500만달러로 집계됐다. 시장 점유율은 18%로 전 분기(19.5%)와 비교해 1.5%포인트 하락했다.

미국 웨스턴디지털 역시 올해 전 분기 대비 10.7% 감소한 22억43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시장 4위에 자리했다. 미국 마이크론의 경우에는 19억57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성장했다. 직전 분기 대비 4.2% 오른 수준이다. 시장 점유율은 10.9%로 전 분기(10.2%) 대피 소폭 올랐다.

기술 우위 효과…'200단 시대' 먼저 열듯
1분기 성적표를 두고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기술 우위 효과를 거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통상적으로 수요가 약세인 경우에는 후순위 업체 순으로 주문이 감소하는 결과가 나타나는데 이는 상위 업체가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을 때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가 업계에서 유일하게 한번에 100단 이상을 쌓을 수 있는 싱글스택 에칭 기술력을 갖춘 것이 대표적이다. 싱글 스택은 가장 아래에 있는 셀과 맨 위층에 있는 셀을 하나의 묶음(구멍 1개)으로 만든 것을 말한다. 셀을 묶는 구멍을 적게 뚫을 수록 데이터 손실이 적고 전송 속도가 빠르다. 생산공정이 간단해 비용도 덜 든다.

삼성전자는 제품으로는 128단까지 싱글스택을 적용했다. 업계 2위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72단부터 더블 스택을 적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낸드 기술에서는 몇단을 쌓았느냐만큼 어떻게 쌓았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어떻게 쌓느냐에 따라 생산효율은 물론 원가 경쟁력에서 상당한 차이가 벌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삼성의 싱글스택 기술은 향후에도 장점으로서 그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며 "단순하게 말하면 삼성은 현재 256단 제품을 더블 스택으로 쌓는데 문제가 없는 것"이라 덧붙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월4일 경기도 평택 3공장 건설현장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월4일 경기도 평택 3공장 건설현장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이는 최근 경쟁업체들이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음에도 삼성전자가 자신감을 나타내는 배경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론이 2020년 11월 세계 최초로 176단 낸드를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던 당시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당시 한진만 삼성전자 부사장은 경쟁사와의 낸드 기술격차가 좁혀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낸드 경쟁력은 단수 자체가 아니다"라 답했다.


업계에서는 마이크론이 176단 낸드를 가장 먼저 양산했지만 200단 고지는 삼성전자가 먼저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176단부터 더블 스택 기술을 접목하면서 향후 200단 이상으로의 전환에서는 보다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다.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상반기 내에는 공개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128단 싱글 스택에 96단을 더한 224단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은 지난 24일 45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30년동안 1위를 지켜온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초격차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삼성은 보도자료를 통해 "삼성이 오랜기간 압도적 경쟁력을 보여온 메모리 시장에서의 경쟁업체 도전이 거세지고 있다"면서 "첨단기술의 선제 적용으로 추격을 다돌리고 메모리 분야의 시장 점유율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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