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원전·수소 등 에너지사업 고도화에 5조원 쏜다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2022.05.25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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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사진=두산그룹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사진=두산그룹


대기업의 투자계획이 연이어 발표되는 가운데 두산그룹도 새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발맞춘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원전과 수소 등 차세대 에너지 분야에 향후 5년간 5조원을 집중 투자해 에너지 대전환 흐름에 힘을 더한다.

두산그룹은 SMR(소형모듈원자로), 가스터빈, 수소연료전지 등 차세대 에너지 사업을 중심으로 5조원을 투자한다고 25일 밝혔다.



눈길을 끄는건 SMR 개발에 주력하겠다고 밝힌 대목이다. SMR은 안전성과 경제성, 운용성이 개선된 미래형 원전이다. 특히 조 바이든 미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반도체, 배터리와 함께 한미 경제안보동맹의 한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SMR은 미국 뉴스케일이 지난 2020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유일하게 표준설계인증을 취득했다.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는 뉴스케일과 지난 달 25일 SMR 주기기 제작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는 등 한 발 앞서서 협력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뉴스케일이 개발과 설계를 맡고 두산에너빌리티가 주기기 제작을 맡게 될 것"이라며 "이는 SMR 분야 한미 기업간 동맹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3년 하반기 중 SMR 본 제품 제작 돌입을 목표로 투자를 진행한다. 국내 투자자와 함께 뉴스케일에 1억400만 달러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수 조원 규모 기자재 공급권도 확보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또 지난해 9월 SMR 제작설계 용역 계약을 맺었던 미국 엑스에너지(X-energy) 등과 SMR의 주기기 제작 참여를 추진 중이다. 이를 포함해 글로벌 SMR 시장 공략과 사업 다각화를 위해 제작 설비 확대를 위한 투자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가스터빈과 수소터빈 사업도 두산의 주요 투자 대상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2019년 세계에서 5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270MW급 가스터빈을 김포열병합 발전소에 설치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시범 운영한다. 이를 개량한 380MW급 가스터빈, 신규 투자 중인 수소터빈 자체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가스터빈 및 수소터빈의 부품 국산화율은 90%가 넘는다"며 "이에 대한 투자를 통해 340여개의 국내 협력사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수소사업 투자는 수소연료전지 제품 라인업 구축이 핵심이다. 두산퓨얼셀은 SOFC(고체산화물연료전지) 제품 양산을 위해 지난 4월, 새만금 산업단지에 50MW 규모 공장을 착공했다. 2023년까지 준공, 양산한다. 2024년에는 발전용 SOFC, 2025년에는 선박용 SOFC 시장에 순차적으로 진출한다.

두산은 지난 4월 진출한 반도체 사업에도 투자를 늘린다. 새로 인수한 국내 1위 반도체 테스트 전문업체 두산테스나의 경쟁력을 키우고 중장기적으로는 첨단 패키징 기술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반도체 후공정 전문회사로 사업영역을 점차 확대하는게 골자다.

협동로봇, 수소드론 등 미래형 사업과 의약품 보관용 첨단소재 사업, 5G 안테나 소재 사업 등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도 늘린다.

두산 관계자는 "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한 신규 투자를 진행하면서 직접 고용인원을 늘려가는 것은 물론, 산업 생태계 확대에 따른 협력회사 고용 확대 효과도 기대된다"며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안정된 일자리 확대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대기업들의 투자계획 발표가 줄을 잇고 있다. 전날 삼성이 450조원, 현대차그룹이 63조원, 롯데그룹이 37조원, 한화그룹이 38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두산그룹에 이어 추가로 발표를 준비 중인 기업들을 더하면 투자계획 총액은 보다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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