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준비 588조…'민간주도 경제' 시작됐다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이태성 기자, 김도현 기자, 한지연 기자, 김은령 기자 2022.05.25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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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기업, 투자 보따리 푼 재계]

"삼성 450조 투자"…尹에 화답한 이재용·정의선·신동빈·김승연
미래 준비 588조…'민간주도 경제' 시작됐다


삼성그룹이 반도체·바이오·신성장 IT 등 미래 신사업을 중심으로 올해부터 앞으로 5년 동안 450조원을 투자하고 8만명을 신규 채용하는 투자·고용 계획을 24일 발표했다.

현대차그룹도 전동화·로보틱스를 포함한 친환경·신사업 분야 등에 2025년까지 63조원, 롯데그룹은 헬스·모빌리티 등 신성장 부문에 5년 동안 37조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내놨다. 한화그룹은 2026년까지 에너지·탄소중립·방산·우주항공 등에 37조6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4개 그룹이 발표한 투자 규모가 모두 588조원에 달한다. 앞으로 3년이나 5년의 총 투자액을 합한 것이지만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올해 우리나라 예산 607조 원에 맞먹는 수준이다.

기업들의 투자 계획을 뜯어보면 신사업 경쟁력 확보 의지가 두드러진다. 기존 사업의 관성을 뛰어넘어 선제적으로 미래 먹거리를 준비, 새로운 산업 생태계 구축과 일자리 창출, 경제발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이끌겠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4차 산업혁명 등으로 산업판도가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친기업을 강조한 윤석열 정부 출범과 맞물려 재계의 투자 시계가 빨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그룹의 투자 규모는 지난 5년 동안 투자한 330조원보다 120조원 많은 역대 최대다. 450조원의 총 투자액 가운데 국내에 투입하기로 한 360조원도 같은 기간 국내 투자액 250조원보다 110조원 늘었다.

핵심 투자 분야는 반도체다. 구체적인 발표는 없지만 메모리반도체 초격차 유지와 파운드리, 팹리스(반도체 설계) 등 시스템반도체 육성에 300조원가량을 쏟아부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특히 시스템반도체 육성을 통해 그동안 메모리반도체에 편중된 반도체 사업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구상에 주목한다. 삼성전자가 팹리스와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글로벌 선두로 나설 경우 삼성전자를 하나 더 만드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제2의 반도체'로 키우는 백신·유전자 치료제 위탁생산(CDMO) 등 바이오 부문 투자도 기대를 모은다. 바이오 산업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가 안보 산업으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바이오 공급망을 확보하는 것은 국내총생산(GDP) 등 숫자로 표현되는 가치 이상의 경제안보적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현재 건설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이 완료되면 삼성의 CDMO 분야 생산능력은 압도적 세계 1위(62만리터)로 도약한다.

삼성그룹은 국내 일자리 창출을 위해 채용 인원도 지난해 발표한 3년간 4만명보다 대폭 늘리기로 했다. 8만명 직접 채용 외에 360조원 규모의 국내 투자가 이뤄지면서 기대할 수 있는 고용유발 효과도 107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의 투자 계획은 전동화와 친환경 기술 우위 확보가 골자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등 3사가 2025년까지 수소전기차 등 전동화 분야에 16조2000억원을 비롯해 로보틱스·미래 항공 모빌리티·자율주행 등 신사업 분야에 8조9000억원, 내연차 관련 상품성 강화에 38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국내 순수 전기차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PBV(목적기반차량)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혼류 생산 시스템 구축, 전기차 전용 라인 증설 등이 뒤따를 전망이다.

롯데그룹의 37조원 투자 계획에서는 화학·식품·인프라 부문 경쟁력 강화 의지가 엿보인다. CDMO 사업 진출을 앞두고 해외 공장 인수에 이어 1조원 규모의 국내 공장 신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모빌리티 부문에서는 올해 실증 비행이 목표인 UAM(도심항공교통)과 전기차 충전 인프라 중심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롯데케미칼이 수소 사업과 전지소재 사업에 1조6000억원 이상을 투입하는 등 화학 사업 분야에서도 8조원 안팎의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한화그룹은 태양광·풍력 등 에너지 분야에 4조2000억원, 친환경 신소재 개발에 2조1000억원, 방산·우주항공 분야에 2조6000억원 등 국내 투자 20조원을 포함해 앞으로 5년 동안 총 37조6000억원을 투자해 2만명 이상의 신규 일자리를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SK그룹과 LG그룹도 조만간 조단위 투자 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의 경우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에 120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데 이어 최근 윤석열 정부의 반도체 육성 계획에 맞춰 SK하이닉스의 청주 반도체 생산라인 신설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SK바이오사이언스 본사를 찾아 바이오 산업에 관심을 보였던 만큼 바이오 부문 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LG그룹은 인공지능과 자동찬 전장(전자장빙)사업 투자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새 정부가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방해하는 규제를 없애겠다면서 민간 중심의 성장전략을 제시하는 데 맞춰 기업들도 화답하는 분위기"라며 "새 정부가 과감한 규제개혁과 투자 인센티브 제공에 속도를 낸다면 기업들도 더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반도체에만 300조 투자…"한번 뒤처지면 끝난다"
미래 준비 588조…'민간주도 경제' 시작됐다
삼성 그룹이 24일 발표한 450조원 규모의 투자 발표는 곧 반도체 종합 1등을 향한 의지로 요약된다. 30년동안 1위를 지켜온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선 초격차를 더욱 벌리고, 추격자 입장인 팹리스(시스템반도체 설계)와 파운드리(시스템 반도체 위탁생산)는 역전해 반도체 산업 3대 분야 모두를 주도하는 초유의 반도체 종합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다.

◆"삼성 반도체 투자가 곧 한국경제 경쟁력"

이날 삼성이 분야 별로 구체적인 투자 금액을 밝히진 않았지만 핵심 미래먹거리로 점찍은 반도체 분야에만 전체 규모의 66%인 300조원 가량을 투자할 것으로 전해진다. 선제적 투자와 기술력 발전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 확대하겠단 의미다.

자국 우선주의 강화와 공급망 재편 등에 따라 반도체가 단순한 산업을 넘어 한 국가의 전략산업화하면서 삼성의 반도체 투자가 한국 경제 전체의 경쟁력 강화와도 연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 산업은 국가 핵심 기반산업으로 2020년 기준 한국 수출의 19%, 제조업 설비 투자의 45%를 차지한다.

이달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평택 반도체 공장 방문 이후 4일만에 나온 발표인만큼 한미간 반도체 공급망 협력 선언과 윤석열 정부의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 계획에 삼성이 부응했다는 해석도 있다.

삼성은 "이번 전략적 투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 경제가 당면한 시대적 과제와도 무관치 않고, 한국 대표 기업으로서 선택이 아닌 의무"라며 "특히 경제안보 측면에서 반도체와 바이오 공급망을 국내에 두는 것은 단순히 GDP(국내총생산) 등 수치로 표현되는 것 이상의 전략적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메모리·팹리스·파운드리 모두 1위"

구체적으로 메모리 반도체에선 초격차 리더십 강화에 주력한다. 삼성전자는 1992년 세계 D램 시장에서 1위를 달성한 후 30여년간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최근 들어 중국이 국가 차원의 반도체 굴기에 나서며 무섭게 추격 중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신소재와 신구조에 대한 R&D(연구개발)을 첨단 극자외선(EUV)기술을 조기 도입하는 등 첨단기술을 선제적으로 적용하겠단 방침이다. 반도체 공정이 미세화하면서 한계 극복을 위한 첨단 공정 필요성이 커졌다. 지난해 10월엔 EUV 공정을 적용한 14나노미터 (nm, 1나노=10억분의 1m) D램을 양산하기도 했다. 이는 미국 마이크론의 10나노급 4세대 D램보다 선폭이 더 짧다. D램은 회로 선폭이 좁아질수록 웨이퍼당 생산성이 개선된다.

반도체의 '두뇌'를 담당하는 팹리스에서도 신성장 시장 확보에 나선다. 시스템반도체는 데이터를 분석, 처리하는 역할을 수행해 인공지능(AI)와 로봇 등 4차 산업혁명에 필수적인 반도체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2025년 시스템반도체 팹리스 시장 규모는 4773억달러(604조2618억원)로 메모리반도체(2205억달러)의 2배가 넘는다. 반도체 종합 1등을 노리는 삼성전자로선 놓칠 수 없는 시장이자 미래 성장동력인 셈이다.

삼성전자는 특히 고성능·저전력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5G·6G 등 초고속통신 반도체, 고화질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기술 격차를 따라잡고 있다. 팹리스는 미국이 1위 국가로 CPU(중앙처리장치)는 인텔, GPU(그래픽처리장치)는 엔비디아, SoC(시스템온칩)은 퀄컴 등 각 분야별 강자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해당 분야에서도 1등을 차지하겠단 목표를 밝힌 셈이다.

파운드리 사업에선 3나노 이하 선단공정 제품을 조기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파운드리 사업은 한번 수주하면 장기간 계약이 유지되는 위탁 생산 특성상 경쟁기업보다 한발 빠른 기술력과 캐파(생산능력) 규모가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만 17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번 투자 확대로 해당 규모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1위 대만 TSMC와 미국의 인텔이 지난해부터 대규모 투자를 잇따라 발표하면서 중간에 위치한 삼성전자도 투자에 나서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초단위 경쟁 상황에서 제 때 투자에 나서지 않으면 1등은커녕 지금의 2등 자리도 못 지킬 수 있다는 위기감 역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기술을 적용한 3나노 시스템반도체를 양산하겠단 계획이다. 계획대로라면 삼성전자가 TSMC보다 먼저 GAA기반 3나노 공정 양산에 성공하면서 파운드리 시장 승기를 잡을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팹리스와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삼성전자가 글로벌 1위로 성장할 경우, 삼성전자보다 큰 기업이 하나 더 생기는 경제적 효과가 창출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 "2025년까지 전동화에 16.2조원·내연차에 38조원 국내 투자"(종합)
미래 준비 588조…'민간주도 경제' 시작됐다
현대차 (235,000원 ▲4,000 +1.73%)기아 (110,400원 ▼1,800 -1.60%), 현대모비스 (234,500원 ▼500 -0.21%)는 전동화 등 친환경 분야, 로보틱스 등 신사업 분야, 내연차 상품성 강화 등 기존 사업 분야에 2025년까지 약 63조원을 투자한다. 한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및 산업 패러다임 대전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는 2025년까지 전동화 분야에 16조2000억원, 신사업 분야에 8조9000억원, 내연차 관련 상품성 강화 등에 38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우선 전동화 분야와 관련해 현대차그룹은 순수 전기차를 비롯해 수소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전동화 및 친환경 전 분야에서 기술 우위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순수 전기차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서는 PBV(목적기반차량)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혼류 생산 시스템 점진적 구축, 기존 공장의 전기차 전용 라인 증설 등을 추진한다.

핵심 부품 및 선행기술, 고성능 전동화 제품을 개발하고 연구시설 구축 등에 집중 투자한다. 이를 통해 전동화 및 친환경 제품 라인업 다양화, 제품 성능의 핵심인 배터리와 모터 등 PE(Power Electric) 시스템 고도화, 1회 충전 주행거리(AER, All Electric Range) 증대 기술 개발 등 통합적인 제품 경쟁력 향상을 추진한다.

순수 전기차 대중화시대를 대비해 전용 차세대 플랫폼 확보에 속도를 내는 한편 충전 인프라도 강화한다. 배터리, 충전, 수명이 다한 배터리를 에너지 저장 장치로 활용하는 UBESS(Used Battery Energy Storage System) 등의 영역에서도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로보틱스,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커넥티비티,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인공지능(AI) 등 미래 신기술 개발 및 신사업의 체계적인 추진을 위해 8조9000억원을 투자한다. 완성차를 넘어 '인류를 위한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겠다는 복안이다.

로보틱스 분야에서는 차세대 웨어러블 로봇, 서비스 로봇, 모바일 로봇 기술 및 모델 등을 개발한다. 또한 로보틱스 서비스 및 비즈니스 모델을 국내에서 사업화하기 위한 본격 실증 사업에 나선다. 미래 항공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와 지역 항공 모빌리티(RAM) 기체 개발 및 핵심 기술 내재화, 인프라 조성, 비즈니스 모델 구체화에 속도를 낸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차량 제어기, 라이다와 카메라 등 센서를 비롯해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시 비상상황을 대비한 리던던시(Redundancy, 이중안전기술) 시스템 등 레벨4 자율주행 요소기술 개발에 속도를 높인다. 모빌리티 서비스 분야는 PBV, 로보트럭 및 셔틀 등 디바이스 콘셉트 모델 및 실물 개발을 추진하고, 인공지능(AI) 분야에서는 다양한 미래 신사업을 뒷받침할 소프트웨어 기술을 내재화한다.

내연기관 차량의 상품성과 고객 서비스 향상 등에도 38조원이 투입된다. 2025년 현대차·기아 전체 판매량의 80%가량을 차지하는 내연기관 차량 고객들의 상품 만족도를 극대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현대차·기아는 내연기관 제품 라인업도 최적화한다. 모비스는 내연기관 차량에 적용되는 부품 품질 향상에 지속적으로 집중한다. 3사는 동시에 장비 및 설비 증설과 생산라인 효율화 등 안정적 생산을 위한 인프라를 확충하고 생산과 판매의 경쟁력 우위를 유지한다. 기반시설 및 보완투자 등 시설투자도 병행한다. 완성차 업체, 부품업체 등 한국 자동차산업이 친환경 미래차로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것도 지원한다.

이 같은 투자는 전동화 차량 대비 구매 부담이 적은 내연기관 차량을 원하는 고객의 선택권을 존중하는 동시에 연관 부품사들에게도 전동화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미래 투자 재원 조달을 위한 수익성 유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 성장 엔진 재가동...37조 '통 큰 투자' 나선다
롯데케미칼 'Every Step for Green' 전시를 찾은 신동빈 회장이 19일 100% 재활용이 가능한 자체개발 HDPE 소재로 제작한 '가능성(Possibility)'호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제공=롯데롯데케미칼 'Every Step for Green' 전시를 찾은 신동빈 회장이 19일 100% 재활용이 가능한 자체개발 HDPE 소재로 제작한 '가능성(Possibility)'호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제공=롯데
롯데가 바이오, 모빌리티, 친환경 등 신사업과 화학, 유통, 식품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해 향후 5년간 37조원을 투자한다.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산업 투자를 늘려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신규 사업을 추진해 국내 산업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 넣겠다는 의지다. "새로운 시장과 고객을 위한 투자"를 강조했던 신동빈 롯데 회장의 뜻이 구체화 됐다. 연이은 대내외 악재로 멈춰있던 롯데의 성장 엔진이 다시 가동된다.

신사업·인프라 투자에 15조…1조 바이오 공장 짓는다

미래 준비 588조…'민간주도 경제' 시작됐다
롯데그룹은 24일 신성장 테마인 헬스앤 웰니스, 모빌리티,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부문을 포함해 화학, 식품, 인프라 등 핵심 산업군에 5년간 총 37조원을 집중 투자한다고 밝혔다.

우선 신성장 사업에 약 15조원을 투자한다. 바이오, 헬스케어 등 헬스앤웰니스 부문을 신성장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롯데는 최근 미국 BMS(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 바이오 의약품 생산공장을 약 2000억원에 인수하며 바이오 사업의 닻을 올렸다. 향후 국내에도 1조원 규모의 바이오 생산 공장 신설을 추진한다. 롯데는 현재 바이오 계열사인 롯데바이오로직스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모빌리티 부문은 올해 실증 비행이 목표인 UAM(도심항공교통)과 전기차 충전 인프라 중심으로 투자한다. 롯데그룹은 롯데정보통신과 롯데렌탈을 중심으로 전기차 충전 인프라, 자율주행 셔틀, 지능형 교통망(C-ITS), 차량공유 플랫폼, UAM(도심항공교통) 등 미래 모빌리티 전반을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UAM 사업은 그룹이 보유한 오프라인 거점을 기반으로 지상과 항공을 연계한 국내 교통 인프라 구축에 힘을 보탠다. 유통 · 호텔 등 운영 점포와 연계 복합 충전스테이션 설치 등 충전 인프라 사업도 본격화한 롯데는 시설 투자를 통해 연간 충전기 생산량을 1만대 이상 규모로 확대한다. 롯데렌탈도 8조 원 규모의 전기차 24만대를 도입하며 전기차 생태계 활성화에 힘을 쏟는다.

◆수소 충전소 짓고, 복합쇼핑몰 세운다...핵심사업 경쟁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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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사업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약 22조원을 투입한다.

화학 사업군은 수소 사업과 전지소재 사업, 고부가 스페셜티 설비 투자 등에 약 9조4000억원을 쏟아 붓는다. 특히 국내 수소 인프라 구축과 차세대 ESS 사업 등 지속가능성 부문 투자를 단계적으로 확대해나간다. 신 회장은 VCM(Value Creation Meeting) 등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꾸준히 강조해 왔다. 그는 "진심으로 우리 고객의 삶과 그들을 둘러싼 환경을 어떻게 더 좋게 만들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며 "우리의 모든 의사결정에 선한 가치가 고려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롯데케미칼은 5년간 수소 사업과 전지소재 사업에 1조6000억 원 이상을 투자한다. 국내외 전략적 파트너와 수소 충전소, 발전 사업을 위한 합작사를 설립하고 배터리 전해액, 차세대 ESS 사업도 벌인다. 자원 선순환 트렌드에 발맞춰 리사이클과 바이오 플라스틱 사업 분야에서 2030년까지 1조 원을 투자해 친환경 리사이클 제품 100만톤을 생산한다. 또한 화학 사업군은 7조8000억 원을 투자해 고부가 스페셜티 사업과 범용 석화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설비 투자와 생산 증설에도 나선다. 이를 통해 지역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유통 사업군은 8조1000억 원을 들여 상권 발전과 고용 창출에 앞장선다. 롯데백화점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 인천 송도 등에서 고용유발효과가 높은 대규모 복합몰을 개발한다. 본점, 잠실점 등 핵심 지점의 리뉴얼도 차례로 진행한다. 롯데마트는 1조 원을 제타플렉스, 맥스, 보틀벙커 등 새로운 쇼핑 문화를 선도하는 특화 매장 확대에 쓴다. 호텔 사업군은 관광 인프라 핵심 시설인 호텔과 면세점 시설에 2조3000억 원을 투입해 해외 관광객 유치에 나선다. 식품 사업군도 와인과 위스키를 중심으로 성장하는 포트폴리오를 늘리고 대체육, 건강기능식품 등 미래 먹거리와 신제품 개발 등에 총 2조1000억원을 넣는다. 롯데벤처스는 2026년까지 국내 스타트업 투자를 3600억원 규모로 키운다.

한화, 脫탄소·미래산업에 5년 37.6조 투자···일자리 2만개 만든다
서울 장교동 한화그룹 본사서울 장교동 한화그룹 본사
한화그룹이 향후 5년간 총 37조6000억원을 투자한다. 이중 20조원이 국내에 집중된다. 투자는 탄소중립과 에너지·방산·우주항공 등 미래산업에 집중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향후 5년 간 약 2만개 이상의 신규 일자리도 창출될 전망이다.

한화그룹은 이 같은 내용의 신규 투자계획을 24일 발표했다. 경제·금융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기존 사업의 경쟁 우위를 강화하고, 미래 기술 선점과 시장 주도가 절실하다는 판단에서다.

한화그룹은 이번 투자를 통해 핵심기술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민간 주도의 경제 성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국내에 투자될 20조원은 에너지, 탄소중립, 방산·우주항공 등의 3개 사업 분야에 집중된다.

4조2000억원은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 소요된다. 태양광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최신 생산시설을 구축해 한국을 고효율의 태양광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글로벌 핵심 기지'로 성장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태양광과 풍력을 결합한 사업영역 확대도 도모한다. 이번 투자를 통해 '에너지 안보'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국제 환경에서 친환경 에너지 공급 기지로서의 위상을 더욱 굳건히 하겠다는 각오다.

9000억원은 수소혼소 기술 상용화, 수전해 양산 설비 투자 등 탄소중립 사업 분야에 투자된다.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해 한국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하는데 기여한다는 복안이다. 또, 친환경 신소재 제품 개발 등에 2조1000억원을 투자해 탄소중립에 발걸음을 맞추는 활동도 지속한다. 친환경 고부가제품 연구 개발, 크레졸 등 친환경 헬스케어 제품 사업 등을 통한 환경 경영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것이다.

방산·우주항공 분야에는 2조6000억 원을 투자한다. K-9 자주포 해외 시장 개척, 레드백 장갑차 신규 글로벌시장 진출 등 K-방산 글로벌화를 더욱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한국형 위성체 및 위성발사체, 도심형 항공 모빌리티(UAM) 등의 분야에서도 미래 기술을 선점하고 관련 시장을 개척하는 데 앞장설 심산이다. 국내 우주사업 생태계를 고도화하고 글로벌 우주산업 혁신을 선도하는 허브 역할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석유화학 부문은 본연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시설 투자 등에 4조원, 건설 분야는 복합개발 사업 확대 및 레저 사업 강화 등에 2조원이 각각 투입된다. 한화의 이번 5년 20조원 투자계획은 지난 5년간 한화그룹이 국·내외에 집행한 총 투자금 규모에 버금가는 규모다. 한화그룹은 2018년 22조 원의 국내·외 투자계획을 밝히고, 지난 5년 동안 22조6000억원을 투자했다.

대대적인 투자는 일자리 창출로 연결될 전망이다. 한화그룹은 투자와 함께 고용 확대에도 앞장설 방침이라고 소개했다. 향후 5년간 총 2만명 이상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해 사회적 고용 확대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기계·항공·방산, 화학·에너지, 건설·서비스, 금융 등 전 사업부문에 걸쳐 연평균 4000명 안팎의 신규 채용을 진행한다.

한화그룹은 "투자와 고용을 통한 기업 본연의 경쟁력 확보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ESG 경영'도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면서 "스타트업 육성, 친환경 사회공헌 캠페인과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위한 활동 등을 지속적으로 병행해 글로벌 수준의 ESG 경영을 정착시켜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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