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27일 업계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은 오는 7월 손자회사 '딜리버리앤'을 출범하고 월급제 라이더를 채용키로 했다.
배민이 월급제 라이더를 부활한 건 7년 만이다. 2015년 월급제 정규직 배달원 '배민라이더스'를 출범했으나, 이후 건당 보수를 받는 지입제로 전환했다. 당시 라이더들이 자유로운 근무체계와 더 많은 수익을 원해서다.
월급제, 배달원 확보·배달비 부담 동시에 잡을까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동네 중국집 배달도 4대보험 보장에 월 350만원은 주는데 배민 월급제를 누가 하겠나", "'똥콜'(배달이 쉽지 않거나 단가가 낮은 콜)' 처리반이 될 것"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앞서 쿠팡이츠도 최대 월 280만원을 주는 '이츠친구'를 도입했으나 라이더들의 관심이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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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리버리앤 모회사 우아한청년들 관계자는 "다양한 채용형태에 대한 수요가 있다고 판단해 월급제를 선보인 것"이라며 "배달단가를 낮추려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우람 라이더유니온 정책국장은 "월급제를 도입하면 무리하게 배달하지 않아도 돼 생활 안정성이 높아질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처우가 개선됐는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단건배달 외주화 확대…배달앱 책임 회피 우려도
/사진=뉴스1
일반적인 배달대행비(3000원)보다는 많은 금액이지만, 성수기 피크타임 배달비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엔 배달앱이 아무리 돈을 많이 써도 라이더 수급이 늘 불안정했다"라며 "기본 배달대행비보단 많은 돈을 주더라도 라이더 공급을 안정적으로 가져가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 같다. 고정급을 주면 비용 절감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처럼 고용 형태가 다각화되면 배달앱에 라이더에 대한 책임을 묻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람 라이더유니온 정책국장은 "같은 일을 하는데 배달원마다 소속이 달라 단체교섭을 각각 다르게 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라며 "배민·쿠팡이츠가 '라이더가 소속된 배달대행 지사와 단체교섭하라'고 하면 라이더 권리를 보장받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