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하루 9시간30분씩 주5일 근무시 년 3120만원을 받는다. 성과급을 포함하면 최대 4560만원을 받을 수 있다. 라이더 저변확대를 위해 △오토바이 △유류비 △유상종합보험 및 라이더 운전자보험을 무료 지원하는 등 비용 부담을 확 낮췄다. 딜리버리앤 소속 라이더는 국내 배달 1번지인 강남·서초·송파에서 단건배달 '배민1'과 'B마트1'을 전담할 예정이다.
그런데도 정치권에서 '월급제 라이더를 직접고용해 처우 문제를 해결하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이에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수요가 있다면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딜리버리앤 설립은 이에 대한 후속 조처인 셈이다.
월급제, 배달원 확보·배달비 부담 동시에 잡을까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동네 중국집 배달도 4대보험 보장에 월 350만원은 주는데 배민 월급제를 누가 하겠나", "'똥콜'(배달이 쉽지 않거나 단가가 낮은 콜)' 처리반이 될 것"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앞서 쿠팡이츠도 최대 월 280만원을 주는 '이츠친구'를 도입했으나 라이더들의 관심이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딜리버리앤 모회사 우아한청년들 관계자는 "다양한 채용형태에 대한 수요가 있다고 판단해 월급제를 선보인 것"이라며 "배달단가를 낮추려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우람 라이더유니온 정책국장은 "월급제를 도입하면 무리하게 배달하지 않아도 돼 생활 안정성이 높아질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처우가 개선됐는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단건배달 외주화 확대…배달앱 책임 회피 우려도
/사진=뉴스1
일반적인 배달대행비(3000원)보다는 많은 금액이지만, 성수기 피크타임 배달비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엔 배달앱이 아무리 돈을 많이 써도 라이더 수급이 늘 불안정했다"라며 "기본 배달대행비보단 많은 돈을 주더라도 라이더 공급을 안정적으로 가져가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 같다. 고정급을 주면 비용 절감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처럼 고용 형태가 다각화되면 배달앱에 라이더에 대한 책임을 묻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람 라이더유니온 정책국장은 "같은 일을 하는데 배달원마다 소속이 달라 단체교섭을 각각 다르게 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라며 "배민·쿠팡이츠가 '라이더가 소속된 배달대행 지사와 단체교섭하라'고 하면 라이더 권리를 보장받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