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와 달 착륙 함께"…치밀한 기시다, 尹보다 한발 더 나갔다

머니투데이 김인한 기자 2022.05.25 09:06
글자크기

한미정상회담선 '우주탐사 공동연구' 도출됐다면
日은 달 착륙, 우주정거장, 소행성 등 전방위 협력

[도쿄=AP/뉴시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23일 일본 도쿄의 아카사카궁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양자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2.05.23.[도쿄=AP/뉴시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23일 일본 도쿄의 아카사카궁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양자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2.05.23.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일과 모두 '달·우주 탐사' 협력을 약속했다. 그러나 한국이 미국과 '우주탐사 공동연구' 의제 정도만 끌어냈다면, 일본은 달·우주 탐사는 물론 달 게이트웨이(우주정거장) 개발, 소행성 표본 분석 등 전방위적 협력 의제를 도출했다. 우주협력에서 우리를 월등히 앞질러가는 분위기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3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공동기자회견에서 "일본의 달 로버(이동형 탐사로봇)는 달과 화성을 향한 우주 협력의 상징"이라며 "우리가 달 궤도의 게이트웨이에서 함께 할 일이 기대되며 달로 가는 임무에 일본인 우주비행사가 함께하길 고대한다"고 밝혔다.



일본은 미국과 달 탐사 협력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한국도 미국과 달 탐사에 나서기로 했지만, 공동연구 수준에 머물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일본은 축적된 우주 기술을 기반으로 미국과 실질적인 접점을 늘렸다. 대표적으로 달 게이트웨이 협력이 꼽힌다.

달 게이트웨이(우주정거장) 상상도. / 사진=미국항공우주국(NASA)달 게이트웨이(우주정거장) 상상도. / 사진=미국항공우주국(NASA)
게이트웨이는 달 궤도에 구축하려는 소규모 우주정거장이다. 2024년 11월 우주정거장 모듈이 순차적으로 발사될 예정이다.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일본항공우주개발기구(JAXA), 유럽우주국(ESA) 등이 참여하는 프로젝트다. 게이트웨이는 달 착륙 전초기지로, 화성 등 심(深)우주 탐사를 위한 거점이 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 1월 일본은 미국과 게이트웨이 개발을 위해 거주동 기기 제공 및 물자 보급, 달 표면 데이터 공유, 유인 탐사차 개발 등 4개 분야에서 협력을 약속했다. 여기에 이번 미일 정상회담을 통해 달 착륙은 물론 게이트웨이에 일본인 우주비행사를 보내기로 했다.

이와 함께 일본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우주 탐사선 오시리스-렉스가 채취한 소행성 베누의 토양 표본을 제공받기로 했다. 지구의 기후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향상시키기 위한 연구 협력과 데이터 공유도 약속했다. 달 탐사에 필요한 각종 과학 협력은 물론 우주비행사 인력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미국과 일본이 정상회담을 통해 '우주' 밀착에 나서면서 우주 협력은 한국이 일본에 판정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주 분야 학계 전문가는 "한미정상회담과 미일정상회담을 비교하면 실질적인 우주 탐사 협력 의제 도출은 일본이 우리를 압도했다"며 "이는 일본이 우주 분야 중요성을 잘 알고 있고 치밀한 준비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이 축적된 우주 기술을 기반으로 협력 점점을 늘린 결과라는 평가도 있다. 우주 분야 전문가는 "일본은 국제우주정거장(ISS)에 '기보'라는 과학 모듈을 띄워 유인우주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며 "일본은 정치·외교·과학기술적 노력과 성과 덕분에 달 게이트웨이 참여국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일본은 미국과 유럽처럼 장기 비전과 철학 기반 위에서 우주 계획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대통령실 산하에 과학기술 전담 부서도 우주 전담기관도 비전과 철학도도 장기 프로그램도 전무하다"며 "게다가 순환보직 시스템으로 관료의 전문성이 결여돼 있어 일본처럼 실질적인 협력 의제를 도출하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달 게이트웨이(우주정거장) 참여국은 일본, 캐나다, 유럽 등 우주강국들이다. / 사진=미국항공우주국(NASA)달 게이트웨이(우주정거장) 참여국은 일본, 캐나다, 유럽 등 우주강국들이다. / 사진=미국항공우주국(NASA)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