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기관 셋인데 전세보증 93%가 HUG로 쏠리는 이유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2022.05.2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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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반복되는 전세사기, 왜?⑤수수료 낮고 가입절차 간소한 HUG의 역할 확대

편집자주 최근 잇따라 '전세가=매매가' 무갭투자로 청년과 신혼부부 전세금을 떼 먹는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나쁜집주인 공개법이 발의됐지만 개인정보 보호에 막혀 서민들은 '깜깜이' 전세계약을 해야한다. 되풀이 되는 전세사기, 막을 방법이 없는지 짚어봤다

보증기관 셋인데 전세보증 93%가 HUG로 쏠리는 이유


세입자의 전재산인 보증금을 지킬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하는 일이다. 현재 전세보증 상품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한국주택금융공사(HF), SGI서울보증보험 3곳에서 취급하고 있는데 이 중에서 세입자의 93%가 HUG 전세보증을 선택하고 있어 쏠림현상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전체 전세보증을 받은 24만8000가구 중 93.7%(23만2150가구)가 HUG를 통해 가입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51조5510억원(비중 92.8%)에 달한다. 다른 기관 두 곳은 각각 1조700억원(1.9%), 2조9404억원(5.3%) 정도에 그쳐 점유율만 놓고 보면 HUG가 단연 '독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세보증의 HUG 쏠림 현상의 배경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보증료율이 꼽히고 있다. HUG의 보증료율은 아파트 기준 최대 연 0.128%로 SGI의 연 0.192% 대비 0.064%포인트 저렴하다. 주금공은 연 0.04%로 보증료율이 HUG 대비 훨씬 낮은 편이지만 전세대출을 받아야 보증을 받을 수 있는 패키지 상품만 취급하다보니 가입 문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까다로운 조건 없이 단독으로 저렴한 수수료에 가입할 수 있는 HUG 상품으로 세입자가 쏠리는 이유다.

HUG는 건설사가 가입하는 분양보증사업을 통해 거둔 이익을 '교차보조' 방식으로 전세보증 수수료를 낮추는데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분양보증 금액 71조1765억원으로 관련 수입은 1878억원 가량이다. 이를 재원으로 활용해 서민들이 가입하는 전세보증을 활발하고 취급하고 있다. 사실상 민간기관으로 볼 수 있는 SGI와 달리 HUG는 교차보조가 가능한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가능한 구조다.



앞으로 전세보증 시장은 민간임대사업자의 보증 의무화로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 9월 임대사업자의 보증가입 의무화가 시행돼 의무 가입 대상인 임대사업자가 38만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HUG는 이들 중 부채비율(전세금과 대출액을 합산한 금액이 시세를 초과) 100%를 초과해 보증에 가입하지 못한 임대사업자를 대상으로 2년 한시로 특별보증 제도를 운영 중이다. HUG 관계자는 "임대사업자가 부채비율 100% 넘어도 한시적으로 문턱 낮춰 임차인들에게 안전장치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전세보증 시장 확대에 따른 리스크(위험) 관리와 인력부족 문제가 제기된다. 현재 보증 상담·심사·발급 업무를 전국 15개 지사에서 처리하고, 보증사고 발생시 대위변제·채권회수 업무는 전국 5개 관리센터에서 전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증가입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처리 업무나 보증사고가 늘어날 경우 인력 부족이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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