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은 중소기업 업종" 희비 엇갈린 카카오와 티맵

머니투데이 최우영 기자, 세종=오세중 기자 2022.05.25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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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유진 한국대리운전총연화회장 및 관계자들이 24일 오전 제70차 동반성장위원회가 개최된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 호텔에서 대리운전업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여부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뉴스1  장유진 한국대리운전총연화회장 및 관계자들이 24일 오전 제70차 동반성장위원회가 개최된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 호텔에서 대리운전업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여부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뉴스1


대리운전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앞으로 3년간은 대기업이 시장에 새로 진입할 수 없다. 기존 대기업에 속하는 사업자인 카카오모빌리티, 티맵모빌리티는 사업 확장에 제한을 받는다. 이미 플랫폼 업계를 지배하고 있으면서 지난해 유선콜 업계 1~2위 업체를 미리 인수한 카카오와 달리, 시장 점유율도 미미한 가운데 프로모션까지 금지 당한 티맵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동반성장위 "대기업 신규진입·사업확장 자제…유선콜 시장 한정"
동반성장위원회는 24일 JW메리어트 호텔 서울에서 제6기 동반위원을 위촉하고 첫 회의를 개최한 자리에서 대리운전업 중소기업 적합업종 권고안에 대해 심의·의결했다. 이번 결정은 대리운전 사업자중 일부 모임인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가 지난해 5월 동반성장위에 중기 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한 지 1년 만이다.



권고안은 앞으로 3년간 대리운전업 시장에 신규 대기업은 진입을 막고 이미 진입해 있는 대기업은 확장을 자제하도록 했다. 또 대리운전업 적합업종 합의·권고는 전화 유선콜 시장으로 한정하며, 대기업은 현금성 프로모션(지원)을 통한 홍보를 자제한다. 플랫폼 영역에 대한 현금성 프로모션도 자제해야 한다.

단 유선콜 중개 프로그램, 현금성 프로모션 등 합의서 부속사항에 대해선 추후 지속적인 논의를 거쳐 다음 동반위 본회의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1577·콜마너 미리 인수한 카카오 유리…티맵 '울상'
/사진=카카오모빌리티, 티맵모빌리티/사진=카카오모빌리티, 티맵모빌리티
동반성장위가 적합업종 권고 대상을 '전화 유선콜 시장'으로 한정했기에 카카오와 티맵은 유선콜 업체에 대한 인수에 나설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이미 유선콜 1위업체 '1577 대리운전'과 2위업체 '콜마너'를 인수해놓은 카카오가 티맵보다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카카오는 동반성장위 논의가 지속되던 지난해 또 다른 업체 2곳에 대한 인수를 추진했으나 동반성장위와 중소업체들의 자제 권고로 인해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와 티맵의 희비는 '현금성 프로모션 자제'에서도 엇갈렸다. 중소 유선콜 업체들은 플랫폼 대리운전이 기존 유선콜 시장까지 잠식할 수 있다며 이들의 사업 확장 방지를 위해 플랫폼 영역에서도 현금성 프로모션을 자제하도록 요청해왔다. 동반성장위는 이들의 손을 들어줬다.

플랫폼 업계에 지난해 막 뛰어들어 카카오와 점유율 경쟁을 벌여야 하는 티맵 입장에서는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이 막혀버린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프로모션 중 쿠폰발급, 할인 등 모든 행위가 '현금성'으로 판단될 수 있어, 사실상 앱 플랫폼은 프로모션을 하지 말라는 소리"라며 "점유율이 1%도 안되는 티맵 입장에서는 카카오와 경쟁을 하기도 전에 손발이 모두 묶여버린 형국"이라고 평가했다.


골칫거리는 '부속사항' 추후 논의로 넘겨…반쪽짜리 권고안 지적도
24일 서울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제6기 동반성장위원회 출범식에서 오영교 동반성장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동반성장위원회24일 서울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제6기 동반성장위원회 출범식에서 오영교 동반성장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동반성장위원회
아울러 '부속사항'(권고안 세부사항)도 앞으로 꾸준히 논란거리가 될 전망이다. 동반성장위는 대기업의 유선콜 업체 추가 인수는 금지시켰지만, 중개 프로그램(관제시스템) 업체에 대한 인수 및 제휴 가능성은 열어뒀다. 또 현금성 프로모션의 구체적인 범위 등에 대해서도 정확히 명시하지 않았다. 향후 3개월간 이 같은 부속사항에 대한 논의가 이어진다.

동반성장위 관계자는 "3개월 안에 당사자간 부속사항 합의를 위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지만, 중소업체 단체에서 동반성장위 자체에 대한 불신을 제기하는 등 단기간 합의는 어려울 수 있다"며 "늦어도 9월 동반성장지수를 발표하는 시기까지는 부속사항 합의 권고안을 만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날 권고안에 대해 카카오와 티맵 모두 동반성장위의 권고안을 존중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티맵모빌리티는 "동반위의 권고안을 존중하고, 향후 3개월간 진행될 합의서 부속사항 논의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권고 결정을 존중하며 이를 성실히 이행하겠다"면서도 "부속사항까지 포괄하는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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