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테라 사태 막으려면…가상자산 공시 의무 강화해야"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2022.05.24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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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디지털자산공개)와 IPO(기업공개) 절차 분석. /자료=자본시장연구원ICO(디지털자산공개)와 IPO(기업공개) 절차 분석. /자료=자본시장연구원


"루나-테라 사태는 탈중앙화된 가상자산의 경우에도 자금 조달의 이익을 누리면서 동시에 책임을 부담해야 할 법적 주체가 있고 이를 제도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24일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열린 '디지털자산시장의 현황과 주요 이슈'를 주제로 한 정책세미나에서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제정해 투자자 신뢰를 토대로 가상자산 시장이 성장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디지털 자산공개(ICO)는 증권시장에서의 기업공개(IPO)처럼 새로운 가상자산을 발행하기 위해 투자자들로부터 초기 개발 자금을 모집하고 그 대가로 코인을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일정 규모와 조건을 갖춰야 하는 IPO와 달리 ICO는 프로젝트 초기 단계에서도 코인 발행이 가능하다.

가령 IPO는 인수업무를 담당하는 주관사가 있고 금융당국에 증권신고서 등을 제출해 심사를 받아야 하지만 ICO에는 이같은 절차가 모두 생략돼 있다. ICO는 공모가격 결정, 자산 배정 등에 대해서도 규제를 받지 않는다. 상장 관련 규정도 제도화돼 있지 않다.



I김 연구위원은 "스테이블코인이 갖는 전형적 투자 위험 등에 대한 최소한의 공시가 있었다면 루나-테라에 대한 극단적인 낙관론이 거래시장에 퍼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공시 주체로서 발행인의 범위와 법적 정의를 명확히 하고 중요 투자 정보를 담은 국문 백서의 발간이 의무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또 디지털자산의 불공정거래, 내부자거래 등 부정거래 행위에 대한 규제가 부재한 상황임을 지적했다. ICO 관련 불공정거래를 유형화해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디지털자산 관련 투자자 보호와 가치 창출을 동시에 고민할 때라는 제언도 이어졌다.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루나-테라 사태가 디지털자산시장의 발전 양상 전체를 대변하지는 않는다"며 "디지털자산 활용 가능성에 대해 다양한 측면에서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과 공적 부문에서 동시에 투자자 보호가 이뤄져야 하고 시장 점유율 경쟁보다 책임을 생각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며 "가치 창출 측면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의 용이한 부분을 전통 금융시장에 적용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최민혁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과 사무관은 "디지털 자산의 특징 중 하나가 초국경성이기 때문에 글로벌 규제 체계를 고려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가상자산 산업이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도 최대한 빠르게 정책을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24일 자본시장연구원 주최로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열린 '디지털자산시장의 현황과 주요 이슈' 정책세미나. /사진=김지성 기자24일 자본시장연구원 주최로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열린 '디지털자산시장의 현황과 주요 이슈' 정책세미나. /사진=김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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